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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가성장 새 동력은 지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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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승인 : 2022. 04. 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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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국가 성장의 새 동력은 지방 발전에 있다”고 강조했다./정재훈 기자
3선 국회의원 출신답게 지방자치제를 대하는 중앙 정치 무대의 태도를 지적하는 모습은 날카롭고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갈 길은 멀지만 희망으로 가득한 대구 경북의 미래를 조근조근한 어조로 얘기할 때는 푸근하고 자상한 인상의 이웃집 아저씨였다. 아시아투데이와 만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은 지방에 있다. 중앙 정부는 권력과 자본을 지방과 나눠야 한다”며 “(그렇다고) 앉아서 궁리하기 보다는 현장을 찾아 해답을 구하겠다. 대구 경북의 높은 잠재력을 믿는다”고 밝혔다.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대응방안은?

“1949년 첫 인구통계를 보면 경북이 321만 명으로 1위였고 서울은 144만 명이었다. 1966년에도 경북이 1위였지만 1970년 서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960년대 후반부터 서울로 인구가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일자리다. 1차 산업시대 경북에 인구가 많았던 것은 일자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되면 달라진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문화·관광·의료·바이오산업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자리도 이런 분야에서 많이 생긴다. 경북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고 그 준비를 하고 있다. 쿠팡, 애플과 같은 굴지의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의성 이웃사촌시범마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일자리, 청년주거, 생활여건 개선, 공동체 활성화, 청년유입의 5대 활력분야를 모델화하고 이를 도내 인구감소 지역에 확산하여 청년 및 베이비부머 세대 유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국가는 지방에 500만 명 이상 규모의 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통, 의료, 교육, 문화, 복지시설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여 어디에서나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유동인구에 초점을 맞춰 ‘듀얼라이프’제도를 운영하기로 하고 한 곳의 정착이 아닌 순환 거주방식을 통해 두 지역 살기를 추진하려고 한다. 지방에 제2거점을 두고 순환 거주하는 방식으로 인구를 분산시키는 마중물 정책이 필요하고 이를 경북에서 시범 실시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균형발전, 지방분권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데 현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토면적 12%의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반면 지난해 경북의 청년 인구는 1995년에 비해 14.5%p나 감소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난 탓이다.

지방분권도 큰 변화가 없다. 현 정부가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천명했음에도 말이다. 국세 : 지방세 비율을 8:2에서 7:3으로 올리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예산을 따내기 위해 도지사가 중앙부처의 과장·국장한테 사정하러 다니는 게 일이다. 국가성장의 새로운 동력은 지방에 있다. 중앙이 독점하고 있는 권력과 자본을 지방에 나눔으로써 지방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국가경쟁력으로 연결시켜 나가는 새로운 국가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판을 바꿔야 한다. 자치입법권, 자치과세권, 자치인사권 등 지방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 20%도 안 되는 권한을 가지고 지방자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지방정부’의 지위를 가지고 입법, 인사, 예산 권한을 대폭 지자체로 이양하는 권한배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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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와 아시아투데이 선상신 사장이 지역 발전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올해 역점시책은?

“새해 경북도정은 두 가지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한다. 당장 중요한 것은 민생경제다. 코로나19로 위축된 민생경제가 더 위축되지 않도록 민생살리기 특별본부를 재가동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또 하나는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다. 통합신공항을 제대로 빠르게 잘 짓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전 단계인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초광역협력에 대한 시·도민 공감대를 확산해 나감으로써 더 큰 대구경북의 길을 찾겠다. 3대 규제자유특구와 구미·포항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배터리, 백신, 5G와 같은 신산업을 일으키겠다. 벤처창업, 청년 문화예술활동 지원 등 청년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도 노력하겠다.”

-통합신공항 이전 건설 진행 상황, 해결해야 할 과제와 추진방향은?

“지난해 연말 시작한 대구시의 기본계획 수립용역, 국토부의 민간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우리 도의 공항신도시 및 광역교통망 구축용역이 모두 마무리 단계에 있다. 최근 미군 시설 이전에 필요한 협상권한 위임이 지연되면서 대구시와 국토부의 용역이 내년 2월까지 연장됐지만, 절차적인 문제일 뿐 사업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다. 대구시는 권한 위임 승인 후 신속한 절차이행을 위해 주한미군과 실무협의를 지속해가고 있다.

공항 연계 광역교통망 구축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공항활성화의 핵심인 대구경북선 공항철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었고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어 이미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중앙고속도로 6차선 확장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이 유력하다.”

-통합신공항 이전 건설에 따른 대구경북 시너지효과 창출 방안은?

“이제는 공항이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 경상북도는 이같은 관점에서 지역발전 전략을 구상 중이다. 군위·의성에는 민·군 종사자를 위한 신도시를 건설하고 공항의 배후지역에는 항공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국제항공물류기업을 유치하고 기존 산업의 물류를 지원하기 위한 농식품산업클러스터, 저온유통물류센터도 조성한다. 우리 도가 강점을 가진 전자·전기, 첨단소재 등을 항공분야로 확장하고 나아가 항공제·MRO 등 신산업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대구와 경북 23개 시·군이 가진 각각의 특색과 장점은 더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서 각 부문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구는 비즈니스·교육·문화의 중심지로 경북은 생산과 관광의 중심으로 기능을 배분해가며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해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고민을 담은 ‘신공항 연계 지역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은 내년 상반기 중 완료될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용역 결과를 대구, 군위, 의성은 물론 모든 시·군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발전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4년 가까이 도정을 이끌며 경북의 한계를 느낀 게 있다면?

“도지사 취임하던 해에 비해 2021년 11월말 현재 경북 인구가 4만9363명 감소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구가 줄어드는 부분을 막을 수가 없어 한계를 느낀다. ‘경북의 한계’라기보다는 ‘지방의 한계’다. 국회의원 3선하고 도지사 4년차인데 이대로는 지방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라는 느낌을 가진 적이 많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6년 지났지만 일을 잘했다고 주목받는 스타 자치단체나 자치단체장은 없다. 모든 권한은 중앙에 있고 지방은 똑같은 잣대로 재니까 그렇다. 그래서 틀에서 찍어낸 찐빵처럼 똑같은 정책들이 나온다.

중앙과 지방이 너무 기울어져 있다. 조금씩 바꿔서는 효과가 없다. 근본적인 제도와 의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국가성장의 새로운 동력은 지방에서 나온다. 중앙 중심에서 지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추진하다 중단된 대구경북 행정통합 향후 로드맵과 이전 추진과정에 문제점도 적지 않았는데 개선 방안은?

“2020년 9월 21일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해 전국 최초로 행정통합을 추진했으나, 공론화 자체가 늦어진데다 코로나19로 한계가 있었다. 중앙정부의 미온적 대응과 정치권의 관심 부족도 열기를 식게 만들었다. 아쉽긴 했지만 공론화위원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중장기과제로 넘겨야 했다.

그러나 대구 경북에서 시작된 통합의 바람이 부울경, 충청권, 광주·전남 등 다른 광역단체로 이어졌고 정부의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이 마련되는 등 메가시티와 통합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따라서 행정통합은 대구경북만이 아니라 전국이 동시에 해야 된다. 중요한 것은 행정통합으로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차기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는 지역 간 격차 해소가 최우선 과제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를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방을 통합해서 500만 이상의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인 도시와 경쟁할 수 있다. 광역행정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만들고, 지원하는 지방분권 전략이 필요하다. 지방대학도 지역 커뮤니티와 지역 산업을 연계한 혁신공간으로 재편하여 청년이 지역에서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도 법원, 방송사, 대학, 연구소 등으로 확대해서 지방소멸 위기 지역부터 배려하여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에 파급력이 있는 기관을 지방에 분산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간 이전이 될 수 있다.

아울러 4차산업 혁명시대에 맞춘 산업구조의 개편과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경북의 경제타격은 물론 국가의 에너지 기술과 역량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에너지 수요가 절대적인데 탈원전 정책의 기조로는 발전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드시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춘 원전 재개 정책과 새로운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을 추진해야한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는 일상을 바꾸고 세상을 바꿨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시대, 메타버스시대를 본격 준비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 당장은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경북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익숙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키고 잘 살게 한 화랑, 선비, 호국, 새마을의 경북정신이 있다. 지역에서 얼마나 인구를 증가시킬 잠재력이 있는가로 살펴본 지역재생잠재력지수는 경북이 가장 높다. 아이들이 자라고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면 새로운 세상도 경북이 선도할 수 있다. 이제는 1등이 아니라 일류를 만들어야 한다. 신공항을 잘 만들고 대구경북이 하나로 합치면 일류도시 대구경북이 될 수 있다. 대구경북이 일류가 되면 대한민국을 일류로 만들 수 있다.

앉아서 궁리하기보다 현장을 찾아가겠다. ‘오직 민생, 오직 경제’의 각오로 민생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 도민과 함께 새로운 경북시대를 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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