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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면책’ 날개 달아준 美대법… 바이든 “법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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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7. 02. 17:16

"재임중 공적행위는 전직도 면책"
'대선 뒤집기 시도' 하급심에 넘겨
트럼프 '대세론' 형성 힘 실릴 듯
1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 제한된 면책 특권을 부여한 결정을 내린 뒤 미국 워싱턴 D.C. 대법원 밖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는 법 위에 있지 않다'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있다. /UPI 연합
미국 연방대법원은 1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official) 행동에 대해 광범위한 기소 면책 특권이 있다고 판결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 여부 판단을 하급심 재판부에 넘겼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 재판이 11월 5일 대선 전에 열릴 가능성, 유죄 판결 가능성이 크게 작아졌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큰 승리"라며 이날 판결을 환영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치 훼손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판결은 지난달 27일 TV 토론과 28일 대법원이 2021년 1월 6일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연방의회의사당을 공격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에 대한 검찰의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과도하다고 판결한 것에 이은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이날 전직 대통령은 재임 중의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이 있으나 사적(unofficial)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6 대 3'으로 결정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6명과 진보 성향의 대법관 3명의 견해가 완전히 갈렸다.
대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 권한의 속성상, 전직 대통령은 결정적이고(conclusive), 배타적인 헌법적 권한 내의 행동에 대해서는 형사 기소로부터 절대적인 면책 특권을 받는다"며 "전직 대통령은 모든 공적인 행동에 대해서 최소한 추정적 면책 특권을 가지나, 비공식적인(unofficial) 행동들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대통령이 공무 수행 과정에서 취한 행동이 나중에 정적에 의해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보수적 다수파의 강력한 성명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소한 그의 공식 행동에 대해 추정적 면책 특권을 가지고 있다며 재판 판사는 공식 행위와 비공식 행위를 분리하고,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한 추정적 보호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집중적인 사실 검토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권력분립의 미국 헌법적 구조하에서 대통령 권한의 속성은 결정적이고 배타적인 헌법 권한 내의 행동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당하는 것에 대한 절대적인 면책 특권을 부여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행위에 대해 면책 특권을 누리지 않으며,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이 공식적인 것은 아니며, 대통령은 법 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이날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한 모든 면책 특권과 그 이상을 부여했다"며 대통령제를 재구성하고, 법 위에 있는 사람이 없다는 원칙을 '조롱(mockery)'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반대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이 이 같은 법리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판단하라고 명령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의 4개 범주 가운데 법무부 당국자들과 대선 후 진행한 각종 논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면책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 적용 범위에 대해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직후 '트루스소셜'에 대문자로 올린 글에서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큰 승리"라며 "미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반면 바이든 캠프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판결로 달라지는 사실은 없다"고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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