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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재보선 책임회피용 ‘金여사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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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10. 14. 17:57

친한 '김여사 사과·인적 쇄신' 촉구
친윤 "평론정치가 당대표 역할이냐"
다음주 '尹-韓 독대' 무산 전망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재원 최고위원(왼쪽)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해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대표. /연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김건희 여사 공격은 혹시 10·16 재보선에서 참패하면 그 책임론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혹시 패배하면 김 여사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 패배 직후에도 참패 책임론이 일자 그 책임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용산 관련 인사들 때문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적이 있다. 이런 한 대표의 입장 때문에 다음 주 초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대표 간 독대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친윤(친윤석열)계에선 한 대표의 대응이 혹시 있을 10·16 재보선 참패 책임을 김 여사에게 전가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인적 쇄신 발언은 김 여사 측근을 말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건희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으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라인의 존재를) 국민들이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라인이 존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김건희 여사 이슈를 가감 없이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권한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발언이 재보선 패배 시 이를 대통령실의 문제로 끌고 가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야당의 '김건희 여사 리스크' 탄핵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표의 이 같은 대응이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한 대표가 앞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련, '국민 납득'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상 여론재판에 손을 들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며 "이처럼 평론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표와 측근들의 역할이냐"고 쏘아붙였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 "한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갈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이들이 (개인 일탈인) 김대남 전 행정관 문제 등을 (용산 책임으로 돌리면서) 더 큰 논란을 만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여사라인 어디 있나"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데 그쳤다. 당정 지지율 하락과 집권여당 내 계파 갈등을 우려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 의혹이 번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했다간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정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윤-한 독대가 다음 주 초 예정된 만큼, 대통령실도 위기를 관리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독대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대표가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책임론이 쏟아질 것"이라며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윤-한 독대도 자연스럽게 불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더는 김 여사를 공개 저격하는 등 야당에 힘을 실어줘선 안 된다"며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정무 감각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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