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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K반도체 ‘폭풍 매수’…증시 주도주 ‘귀환’

외국인, K반도체 ‘폭풍 매수’…증시 주도주 ‘귀환’

기사승인 2023. 05. 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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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효과에 업황 개선 기대감 반영
외인, 삼전 올들어 10조원대 순매수
추가 금리 인상 등 투심 위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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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반도체주를 쓸어 담고 있다. 특히 전체 코스피 순매수 금액 가운데 약 80%를 삼성전자 한 종목에 투자했다. 감산 효과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서다. 최근 '깜짝 실적'을 낸 엔비디아발(發) 훈풍까지 호재로 작용했다.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반도체주는 증시 주도주로 귀환했다. 14개월 만에 '7만 전자'로 복귀한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9만원'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선 올 3분기 반도체 수급 개선과 함께 주가 우상향을 점치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국내 주식을 총 12조49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는 반도체주에 쏠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9조8150억원어치 샀다. 전체 순매수 금액의 78.5%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도 1조1150억원치 매수했다. 세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보유비율은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2%를 넘어섰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 주가는 1년 2개월 만에 7만원을 회복했다. 1월 2일 5만5500원에서 5월 26일 7만300원으로 약 5개월 만에 26.7% 상승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44.3%(7만5700원→10만9200원) 급등했다.

반도체주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것은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작용해서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이르면 하반기부터 수급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사이클은 통상 '설비투자 감소→전방산업 재고 축소→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의 2분기 D램 출하량이 예상을 웃돌며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3분기부터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 효과가 본격화되고, 4분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의 평균 재고는 1분기 대비 2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챗 GPT' 열풍에 미국 엔비디아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깜짝 실적'을 낸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기업인 엔비디아의 2024 회계연도 1분기(2~4월) 순이익은 20억4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해 대규모 구매 금지 조치에 나선 것도 국내 반도체주엔 단기 호재로 꼽힌다.

몸값 상승으로 반도체주는 주도주 자리를 되찾았다. 올 3~4월 국내 주식시장을 달군 2차전지주가 이달 들어 힘을 쓰지 못하며 반도체주에 주도주 자리를 내준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동안 대형 반도체주를 향한 머니무브를 예상하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반도체주는 보통 업황을 6개월 정도 선행해 움직이기 때문에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9조5613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10조525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반도체주에 대한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3일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 상향한 9만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추가 상승여력은 28%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익 감소율은 역대 가장 큰 폭이 될 것으로 보이나, 2024년에는 메모리 재고의 감소와 가격 반등이 진행되면 반도체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4년 매출은 올해 대비 11% 증가한 307조원, 영업이익은 300% 이상 급증한 40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미국 경기 부진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투심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소비 수요 둔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산업 성장, 실적 저점 통과 전망, 낮은 수급 부담 등 여타 요인들이 긍정적으로 맞물리면서 반도체 대형주 및 소부장의 주가 모멘텀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업종의 전방 수요는 미국 등 주요국 소비 경기와 같은 매크로(거시 경제) 상황과 직결되어 있으며 현재 매크로 환경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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