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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급 회담 극적 타결, 남북관계 새 전기 맞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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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8. 25. 03:19

북측 지뢰도발 유감 표명, 남측 대북 확성기 중단, 북측 준전시상태 해제...사실상 일괄타결 '일촉즉발' 긴장 해소...당국회담 정례화, 이산가족 상봉 추진, 민간교류 활성화...박근혜정부 '통일대박론' 탄력
남북고위급접촉 타결...악수 나누는 김관진-황병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새벽 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한 최고위급 판문점 회담에서 극적 타결을 이룬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통일부 제공
박근혜정부가 25일 일촉즉발의 군사적 무력 충돌 순간에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긴장 해소와 함께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통일대박’ 드라이브 추진 속에 시작된 대북·통일 정책이 결국 광복·분단 70년을 맞은 올해 획기적인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정부는 출범과 함께 군사적 도발에는 강력 응징하고 대화와 화해에는 적극 협력한다는 확고한 대북정책 원칙론 견지했다. 지난 2년 6개월의 임기 전반기 동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남북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젊고 혈기 왕성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 4년 차를 맞은 올해까지 북한 내부 체제의 안정성과 개인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과정에서 좀처럼 남북관계의 새로운 모멘텀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결국은 8?15 광복 70주년을 앞둔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를 계기로 11년 만에 재개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심리전 대응과 북한의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 지역에 대한 도발, 우리 군의 포격 대응,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까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급기야 지난 22일 남북 모두 극도의 위기의식 속에 최고위급 카드를 통해 전쟁 위기까지 치닫던 남북관계가 극적 타결을 맞게 됐다.

남북고위급접촉 극적타결 후 기념촬영하는 남과 북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둘째)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셋째), 홍용표 통일부장관(넷째),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가 25일 새벽 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한 최고위급 판문점 회담에서 극적 타결을 이룬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통일부 제공
박 대통령과 김 제1비서의 사실상 ‘전권’을 부여 받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홍용표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지난 22일부터 25일 자정까지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나흘 간의 최고위급 밤샘 마라톤 회담 끝에 남북관계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극적 타결을 이뤘다.

김 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최근 남북 사이에 고조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6개항으로 이뤄진 합의 사항은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함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함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함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함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 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함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함 등이다.

무엇보다 이번 최고위급 회담에서 남북은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사실상의 일괄 타결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악수 나누는 남과 북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첫째)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 첫째), 홍용표 통일부장관(오른쪽 둘째),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가 25일 새벽 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한 최고위급 판문점 회담에서 극적 타결을 이룬 뒤 악수하고 있다. / 사진=통일부 제공
이번 회담에서 남북 간 가장 큰 쟁점이 됐던 북한 지뢰도발에 대한 북측의 유감 표명,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북측의 준전시상태 해제라는 일괄 타결을 이뤄냄으로써 일촉즉발의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해소되게 됐다.

또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의 당국회담 정례화에 사실상 합의하고 다음달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폭넓게 합의했다.

이처럼 남북이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한꺼번에 일괄 타결을 거둠으로써 25일 정확히 임기 반환점을 맞는 박근혜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국정 운영 전반에도 적지 않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나흘 간의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극적인 반전을 이룸으로써 ‘북한 리스크’에서 ‘통일 대박론’으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최고위급 회담의 합의 수준은 그동안 단순히 당국 간의 합의를 뛰어 넘어 양측의 전권을 부여 받은 대표들이 합의했기 때문에 그 차원과 수준이 다르고 실효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김 실장도 이날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도발행위에 대한 재발방지와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매우 다행스럽다”면서 “쌍방의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협상한 결과”라면서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 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긴장된 상황 속에서 생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정부를 신뢰하고 협조해 준 접경지역 주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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