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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돋보기]인터넷銀 은산분리 완화 ‘핀테크 혁신 주도’ vs ‘대기업 사금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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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기자

승인 : 2018. 07. 24. 06:00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 완화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정부와 여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인터넷은행의 ‘본질’이 무엇이냐다. 인터넷은행을 탄생시킨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이 ‘핀테크’ 생태계의 구심점을 잡아줄 개척자라고 평가한다. 반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측은 결국 인터넷은행도 예대마진을 통해 이익을 내는 ‘은행’업에 귀속돼있을 뿐이라며, 오히려 대기업의 사금고화만 부추길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핵심 논쟁 사항을 짚어봤다.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혁신’의 상관관계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3일 판교 한국카카오뱅크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기업의 협업 강화 현장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이 핀테크 생태계에서 하나의 구심점으로서 금융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인인증서 없는 은행거래’, ‘24시간 은행거래’를 비롯 상담챗봇, 앱투앱결제, 신코어뱅킹 서비스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보여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금융 서비스가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별로 다를 게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출범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 고객수, 여신, 수신 모두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또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초기의 포부와 달리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다. 고신용(1~3등급) 차주 대출 비중이 96.1%로, 시중은행 평균치(84.8%)를 웃돌았다. 중신용 차주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박성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자본이 없어서 (인터넷은행이) 안되는 것이 아니라, 안되니까 자본이 안 들어가는 것이다.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의 성공은 곧 시중은행 점포 축소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게 맞는 논리”라며 “일자리 창출 프레임을 내세운 것도 전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사금고화 현실화 가능성은
은산분리 규제는 1961년 기업들이 소유하던 은행 지분을 모두 환수하면서 만들어졌다. 은행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고객 예금을 ‘쌈짓돈’처럼 가져다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한 취지다.

금융당국은 과거와 달리 대기업에 대한 감시 체계 및 금융감독 규제가 정교해졌고, 은행 외에 채권 발행 등 직접 금융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졌다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 특히 대주주의 대출 등 신용 공여 금지, 대주주 발행 주식 취득 제한 등의 보완 장치를 마련한 만큼,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측은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보다 실패했을 때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주장한다. 재벌의 비자금 조성 등 금융기관을 이용한 불법행위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들의 자산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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