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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고용상황판은 혼란스러운 상태다.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연간 평균 20만명대 취업자수 증가를 눈 앞에 두고 있지만, 핵심 경제인구 연령인 30대와 산업별 취업자 수 비중이 높았던 제조업 일자리는 여전히 부진하고, 실업률과 실업자도 높은 상태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동기 대비 28만명이나 늘었다지만 불안한 회복세다.
고용시장의 체질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정부가 세금으로 마련한 공공일자리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증가세에 힘을 실으면서 고용률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와 제조업 취업자 수는 되레 줄어들었다.
정부는 공공일자리를 확대해 고용시장의 빈공간을 메우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를 두고 근본적인 실업난 해소를 위해 거시적 투자가 아닌 일자리 창출 성과를 내놓기 위해 쓰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 제조업은 작년 4월 이후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계에선 정부가 땜질식으로 단기 일자리로 통계를 왜곡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제조업 등 기존 전통사업 혁신과 민간 R&D개발 지원 등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공공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올해안에 공익활동 노인 일자리를 추가로 3만 개 늘리고, 내년에는 정부 지원 전체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10만 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만일 재정여력이 넉넉지 않아 만약 공공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취업자 수는 다시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국가 재정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 9일 발표된 5월 재정동향을 봐도 세수호황이 저물고 있는 데다 국가채무비율도 늘고, 관리재정수지도 36조나 적자를 기록했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억지로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일거리는 만들 수 없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본질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민간이다. 정부는 규제를 걷어내고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