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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촛불을 든 데 이어 여야의 설전도 고조되고 있다. 조국 사태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영논리로 비화되면서 여야 모두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개혁을 외쳤다”면서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폭주에 보다 못한 국민이 나섰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만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신들 마음에 드는 집회는 국민의 뜻, 마음에 안 들면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내로남불·조작 정권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맞받았다.
여당은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 속에 검찰개혁을 명분삼아 조 장관 엄호에만 몰두하고 있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역할을 하는 대정부질문의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조 장관만 겨냥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조 장관 거취 보다 챙겨야 할 국가 현안이 산적해있다는 점이다. 여야가 두 달 가까이 조국 정국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민생 법안 처리는 물론이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 경제 활력 촉진 입법 등은 뒷전으로 밀려나있다. 조 장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국민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21일까지 국정감사가 예정돼있다. 하지만 여야는 조 장관 관련 증인 채택을 놓고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은 차분히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꼭 필요한 민생 의제부터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법안 처리율이 역대 최저인 30% 남짓인 만큼 이제라도 민생 입법에 성과를 내야한다. 올 가을 정기국회가 조국 공방으로 점철돼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