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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정부 정책, 대기업 중심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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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0. 09. 29. 06:00

이수일
이수일 생활과학부 성장기업팀 기자
친환경이 필수인 시대가 왔다.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업계에서도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등에도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업체는 정부 정책이 대기업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지적한다.

중소·벤처업계의 비판 대상 중 하나가 ‘그린뉴딜’이다.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114조원의 천문학적 자금을 쏟는 이른바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부로, 총 42조7000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발표에 따르면 그린뉴딜 사업비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44%인 28조9000억원이 자동차 대기업이 중심인 그린 모빌리티 보급 사업 예산이다. 중소·중견기업들도 대기업과 협업 등을 통해 소재·부품 등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기·수소자동차를 직접 만들 수는 없는만큼 정부 정책에 따라 돌아오는 몫은 크지 않다고 업계는 본다.

각 시·도가 시행 중인 ‘식재료 꾸러미 사업’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친환경 농가를 돕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일선 학교들이 대기업 가공식품으로 주문이 몰리는 반면 정작 지원이 필요한 친환경 농가 재료 구입에는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정책지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산업기술협회가 지난 7월 17~30일 소재·부품·장비산업 분야 연구소 보유기업을 대상으로 소·부·장 기업 연구개발(R&D) 대응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55.2%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정부는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마련해 시행해 왔다. 그런데도 업계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한 생색내기 식 정책 지원이 이어진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좁혀지기는커녕 벌어지기만 할 것이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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