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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역대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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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0. 10. 30. 06:00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1조1666억원, 1조1447억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3분기에만 거둬들인 순익이다. 두 금융그룹은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 분기 순익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도 각각 7601억원 4798억원의 분기 순익을 올렸는데,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은행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늘어난 대출자산 덕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를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잠재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호실적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자영업자 지원에 10월 23일까지 신규 대출 43조2000억원, 만기연장 68조원 등 모두 111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더해 내년 3월까지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과 이자상환을 유예한다. 이는 은행들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들이 떠 안은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크지 않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자마저 내지 못해 대출 자체가 부실화됐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2분기에 대거 충당금을 쌓았지만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면 은행권 부담은 천정부지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핵심 이익기반인 순이자마진(NIM)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3분기에는 저원가성 예금을 늘려 NIM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지만, 금리가 하락하는 사이클에 들어선 만큼 NIM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의 여파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책임을 확정하게 되면, 이에 따른 비용 역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야 내년에도 경상실적을 유지하며, 위기를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단기 실적이 들뜨지 말고, 견고한 펀더멘탈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위기의 2021년’이 아니라 ‘기회의 2021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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