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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권력구도에 이상조짐…‘김정은, 인민군 원수 2명 동반경질’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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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7. 04. 17:07

북한군 서열 1위 리병철, 2위 박정천 동시실각說
'군부 힘빼기 본격화' 평가…당·공안 합작 가능성
시선 떨군 채 거수 의결하는 리병철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지난달 29일 북한 노동당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흰색 원)이 시선을 떨군 채 거수의결하고 있다. /연합
북한 내부 권력구도에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2위로 꼽히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이 동반 경질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북한군 최고 계급(인민군 원수)을 가진 권력자 두 사람이 동시에 경질됐다면 북한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의 무책임함과 무능을 질타하며 ‘중대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선 김여정 당중앙위 부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등을 비롯한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물론 정경택 국가보위상, 리영길 사회안전상 등 당과 공안 부문의 핵심 실세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간부들의 무능함을 크게 질타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사실상 당 중심의 인사들이 군 인사를 질책하고 경질한 것으로 북한 내부 권력의 ‘군부 힘빼기’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김정일 정권 때부터 선군정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군 중심의 강력한 통치 기반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집권하기 시작하면서 당 중심의 권력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이번 노동당규약 개정안엔 ‘선군정치’라는 개념이 아예 삭제되기도 했다.
당과 공안 부문이 군부를 옥죄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의 핵심 인물들을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위원 등 요직에 올리며 군부 세력이 설 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은 군수공업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 김정은의 핵·미사일 정책을 든든히 뒷받침한 공로를 인정 받아 원수자리까지 올랐지만 이번 권력구도 재편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박정천 총참모장도 정치국 위원으로서 핵심 권력층으로 분류돼 왔으나 지난해 10월 인민군 원수로 진급한 이후 약 9개월 만에 경질되는 수모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민군 원수는 역대 5명만 지냈을 정도로 핵심 권력층이다. 원수 자리에 올랐다가 경질된 적도 없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힘도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의 군부 대표주자로 통한 리병철과 박정천이 동시 경질되면서 북한 권력 내부에 큰 알력다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을 만나 “리병철, 박정천, 최상건 등 일부 인물의 인사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권력층의 대대적인 변화를 인정했다.

이런 변화를 두고 북한이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과정에서 군부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 역사상 군이 당을 지배하거나 당보다 높은 권력을 지닌 적이 없었기에 군부와 당이 충돌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김정은이 군을 본보기로 당과 간부도 휘어잡으려는 목적이 뚜렷이 보이기 때문에 군부의 불만은 내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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