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특별 기고] 나의 8년 네이버 투쟁기(16)...성남FC 후원과 정경유착 의혹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11601000840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1. 17. 07:00

박응상 전 공무원·언론인, 현 소설가
네이버, '성남FC' 후원과 제2 사옥 인허가 '대가성' 증거 부상
대표 반대 속 후원 결정 과정 불투명...이해진 조사 목소리
'유등의꿈' 삭제, 정경유착 의혹
박응상 소설가
소설가 박응상
검찰이 네이버의 '성남FC 후원금' 40억원이 '대가성'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JTBC는 지난 13일 "한 번에 주면 요구 사항을 안 들어주고 돈만 받을 수 있으니 10억씩 나눠서 내야 한다"는 네이버 회의 자료를 보도했다.

2015년 네이버와 성남시·성남FC·공익법인 희망살림이 협약서를 통해 네이버가 2015년 5월과 9월, 2016년과 5월과 9월로 나눠 총 40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쪼개기' 후원이 네이버가 제2 사옥 인허가와 관련한 성남시의 조치에 평가하면서 후원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마지막 10억원을 내기로 한 2016년 9월에 제2 사옥 인허가를 받았다.
검찰은 이 회의 자료가 후원금의 대가성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고, 이를 포함한 '네이버 문건'을 지난 10일 소환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처음에 성남시가 후원금 120억원을 요구했지만, 네이버와 협상하면서 40억원으로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MBN이 보도했다. 보도는 네이버의 성남FC 후원금이 1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축소된 구체적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곤 성남FC를 후원하지 않은 네이버가 '갑자기' 120억원을 후원할 경우 검찰과 언론, 그리고 시민사회의 주목을 받아 '후원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액수를 50억원을 후원한 두산건설 등 다른 기업 수준으로 조정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이러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뇌물성'을 이유로 판사 출신의 김상헌 당시 대표이사가 반대했음에도 성남FC 후원을 결정한 경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해진 총수에 대한 소환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네이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사진=정재훈 기자
지금까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은 네이버가 제2 사옥 인허가를 위해 성남시의 요청을 수용한 전형적인 '정경 유착'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의 '유착'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017년 서울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 서울시장(희망살림 제○○ 상임이사)과 네이버의 정경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동아일보는 2016년 2월 "네이버가 '연관 검색어'를 대학과 기업이 요구 땐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필자의 소설 '유등의 꿈' 관련 연관 검색어가 삭제된 적이 있는데 그 배경에 네이버를 매개로 한 언론과 서울시의 '유착'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2014년 10월 초 '유등의꿈' 연재가 시작된 후 1주일만에 실시간 인기 연관 검색어가 생성됐다. 하지만 '유등의꿈'을 연재하던 모 언론사는 그해 10월 말 22회차에서 연재를 중단하고, 노출된 소설을 전부 삭제했다.

이에 필자는 2016년 3월 이 언론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인터넷소설 게시허용 가처분' 재판에서 '명예훼손 관련 당사자 박○○ 서울시장이 필자에게 어떤 이의제기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서울시 답변
서울시가 2015년 9월 1일 '작가의 표현의 자유와 독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소설가 박응상씨에게 보낸 공문./사진=박응상 제공
앞서 박 서울시장은 필자의 '명예훼손 관련 답변 요청'에 2015년 9월 1일 '작가의 표현의 자유와 독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서울시 공문을 보내왔었다.

그리고 며칠 후 네이버는 '박 서울시장이 2016년 3월 21 필자의 블로그에 연재하는 소설 유등의 꿈에 대하여 명예훼손 사유로 직접 게시중단을 요청했다'고 필자에게 이메일로 통보했다. 아울러 이 언론사는 3월 말경 가처분 재판에서 이 '통보'를 증거로 제출했다.

한달 내 이뤄진 이러한 전개는 '권언유착' 사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네이버가 필자의 블로그에 게재된 '유등의꿈'을 삭제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 결과를 축소한 의혹의 배경에는 박 서울시장과 네이버 간 '정경 유착'이 있다고 필자는 의심한다.

박 서울시장은 서울시와 경남 진주지의 유등축제 갈등을 다룬 '유등의꿈' 연재 시작 1주일이 지난 2014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김모 당시 네이버 대표를 서울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 만나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고, 양자는 2015년 7월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유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후 네이버는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유등의꿈' 게시물 일부를 삭제 또는 노출 통제했으면서도 네이버 전현직 대표는 게시물 삭제와 관련해 다른 답변을 해 네이버와 서울시의 '유착' 의혹을 은폐하려는 목적이 아닌가라고 필자는 의심한다.

2017년 한모 당시 네이버 대표는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유등의 꿈'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했지만, 지난해 2월 최모 네이버 대표는 "2016년경 게시글이 삭제된 이력은 확인되기는 하나, 다만 삭제 사유나 내역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 편집자 주: 상기 기고문은 소설가 박응상씨의 개인적인 경험 및 주장을 가능한 왜곡 없이 담은 글로, 기고문 중 일부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차이가 있거나 일부 오류가 포함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당사는 기고문의 주장 취지가 왜곡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실명 부분을 익명 처리하였음도 알려드립니다. 본지는 네이버 측이 이 기고문에 대해 입장을 밝혀오면 충실하게 보도할 계획입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