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검찰, 구국의 심정으로 부정선거 의혹까지 철저하게 수사하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2501001526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9. 25. 18:18

◇검찰의 선관위 압수수색

검찰이 지난 22일 중앙선관위와 서울·대전·전남·충북 선관위 등 5개 선관위를 압수수색했다. 선관위 사무총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광범위한 자녀 부정 채용비리 사건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검찰에 선관위에 대한 고발 및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권익위의 조사에 따르면 "경력 채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58명의 부정 합격 의혹 등 채용 비리 353건을 적발했다"고 한다.

중앙선관위와 전국 선관위가 201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진행한 경력직 채용 162건 중 104회(64.2%)에서 채용 절차 위반 또는 부정 채용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관위는 자녀채용 비리의 복마전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거부했던 선관위, 부정선거 의구심도 키워

지난 6월 이런 자녀 부정채용 사실이 드러나 선관위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감사원의 감사 요구를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헌법적 관행과 선관위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를 들어 감사원 감사마저 거부했었다. 그러나 권익위의 조사를 거쳐 결국 선관위는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게 되었다.

선관위는 평화로운 정권교체에 핵심적인 '공정한 선거'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공정한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제도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선관위가 이런 부패의 온상이 되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선관위가 이처럼 자녀채용 비리로 얼룩질 정도로 해이하고 부패했다는 것은 선관위가 과연 선거관리를 엄정하게 했을지 이미 제기되고 있는 부정선거의 의구심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쿠리 투표' 사건으로 드러난 너무나 허술한 선거관리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관리를 할 것이라는 신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조해주씨를 당시 야당의 반대에도 선관위 사무총장으로 임명을 강행하면서 시작됐다. 선관위 사무총장만큼은 당파와 무관한 중립적 인사를 임명해야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총선에서는 한두 건에 그쳤던 선거무효소송이 지난 2020년 4·15총선에서는 무려 126건에 이르렀다.

4·15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선거 감시의 눈이 강화됐다. 그 덕분에 대선에서는 총선 때 나왔던 소위 '배춧잎 투표지'가 단 1장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대선 때도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허술하게도 그냥 소쿠리에 담는 소위 '소쿠리 투표' 소동이 발생해 유권자의 불신을 키워왔다.

◇'구멍 뚫린' 투개표 시스템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산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여러 나라가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고 그중 한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하야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자개표기를 믿을 수 있는지 우리의 허술한 투개표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투표함 관리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전투표일과 본투표 후 개표 때까지 4~5일의 공백이 있지만, 사전투표함의 투명한 보관도 확실하게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사전투표함 보관실에 CCTV가 설치되지 않거나 CCTV를 가린 채 보관한 사실이 보도된 적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투표지의 사후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찍도록 한 투표관리관의 사인(개인도장)이 인쇄날인으로 대체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투표지의 사후위조 여부가 문제됐을 때 투표관리관의 날인의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투표함의 자의적 개봉을 방지하기 위해 붙이는 특수봉인지의 신뢰성, 사전투표 참관인이 개표 시작 전 봉인지 위에 했던 자신의 서명이 위조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검찰, 자녀채용 비리를 넘어 부정선거 의혹까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선관위가 자녀채용 비리의 온상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정부 부서 가운데 한 곳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태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매우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관위의 부패는 부정선거 의혹을 키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이는 선거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유권자들의 반발로 인해 곧바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고 심지어 권력의 공백 상태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측면에서 다른 국가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2020년 대선에서의 부정 논란이 빚어지자 시위를 벌이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아슬아슬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우리는 생생하게 목격했다.

아무쪼록 검찰이 자녀채용 비리로만 수사를 한정하지 말고, 구국의 심정으로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해 주기 바란다. 그것이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한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담보하는 장치를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