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대차·기아, 美 쾌속 질주… 마케팅 전략 성공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004010001233

글자크기

닫기

최원영 기자 | 우성민 기자

승인 : 2023. 10. 05. 09:40

3분기·9월 판매량 사상 최대치 경신
타이거 우즈 사고 후 '안전성' 주목
제네시스 등 브랜드 인지도 높아져
전기차 상반기 2위… 테슬라 추격
취임 3년 정의선, 혁신적 변화 견인
basic_2022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3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자면 미국에서의 위상이다. 지난 3분기 현대차·기아는 미국서 역대 3분기 중 최다, 역대 9월 중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9월 누적 미국내 판매 성적표는 4위로,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는 테슬라를 추격하는 2위의 자리까지 올랐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9월 누적 미국 판매대수는 125만482대로, 전년대비 1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 3분기 43만302대를 팔며 역대 최대 3분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직 판매량을 오픈하지 않은 포드를 뺀다면 현지 판매량 3위다. 9월 기준으로도 14만2869대로, 전년동기 대비 18.4% 늘면서 역대 9월 중 최다 판매고를 올렸다.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 먹혔다… 전기차도 '씽씽'
올 상반기 현대차는 전 세계 판매량 365만8000대(도매 기준) 가운데 미국에서만 85만9000대를 팔았다. 이는 전체 비중의 23.5%에 달한다. 미국 다음은 오히려 텃밭이라 인식되던 내수 '한국(18.9%)' 이다.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꼽는다. 2021년 2월 미국서 열린 골프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한 타이거 우즈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에 전세계가 주목했다. 일부 보도에선 사고 차량이 '유명하지 않은 고급차'라는 표현도 나왔다. 하지만 우즈는 멀쩡했다. 불과 3주 후 퇴원했고, 약 9개월만에 풀스윙 했다는 보도가 나오더니, 심지어 그 해 12월 중순 쯤엔 PNC챔피언십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만에 다시 제네시스 인비테이션 행사가 열렸을 때 우즈는 정 회장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고마워서 그랬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오히려 대형사고에도 운전자를 잘 보호 한 GV80, 제네시스였다. 스토리텔링은 순간적으로 이목을 집중 시키는 효과를 냈고 '안전한 차'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자동차 시장에서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 영향은 단순히 제네시스에 한정되지 않고 현대차·기아에 대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전기차 영역에서도 이 영향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곧바로 이어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자동차 충돌평가에서 제네시스 전 차종은 톱 세이프티픽 플러스(TSP+) 등급을 받으며 우즈의 안녕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이에 대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이 늘은 건 GV80의 타이거 우즈 사고 이후로 오히려 안전성이 주목 받은 게 그 계기가 됐을 거라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토요타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동급 차종 보다 더 웃돈을 얹어야 살 수 있는 게 제네시스"라고도 했다. 일반적으로 재계에선 브랜딩은 축적되는 스토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가 70년대 포니를 복원하고 포니 쿠페 양산까지 추진하며 헤리티지를 전세계에 각인 시킨 이유다.

◇먼저 변해야 산다… 리더 정의선의 힘
현대차가 3년만에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정의선 회장의 혁신적 사고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회장 취임 3년은 틀을 깨고 매너리즘에서 벗어나려는 끊임 없는 시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젊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IT기업을 표방했다.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며, 고정된 DNA를 바꾸고자 했다. 투자 해 온 '스트라드비전'에 집중했고, 이어 유망 스타트업 '포티 투닷'을 인수, 이들을 중심으로 글로벌소프트웨어센터를 추진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모두의 예측을 깨고 소프트뱅크로부터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건 향후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빌리티 영역에서 로봇의 유연함과 AI는 접목할 대목이 많아서다.

완전히 새롭게 열린 시장인 전기차 영역에서도 선제적으로 달려든 현대차에 대한 호평이 잇따랐다.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 무려 2위 자리에 올랐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 등 상업용 판매 물량을 늘리고 전기차 모델에 인센티브(딜러에 지급하는 판매 보조금)를 공격적으로 지급한 단기 전략이 성과를 낸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 원장은 "리스 차량에 집중한 현대차 전략이 통한 거 같다"고 진단했다.
최원영 기자
우성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