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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칼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유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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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0. 09. 19:10

김이석 논설실장
논설심의실장
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수천발의 로켓포를 기습적으로 발사하고 무장대원들을 이스라엘에까지 침투시켜 민간인까지 인질로 잡아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보복에 나서면서 벌써 1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혹시라도 이 전쟁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 그리고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미국까지 이 전쟁에 참여하게 되지는 않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만약 확전 양상으로 갈 경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중동에서 대규모 전쟁이 벌어져 유가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소식이 나오자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당장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중이었지만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9% 하락하던 유가가 전날보다 5% 이상 급등했다고 한다. 미국 증시도 각종 지표가 하락세를 보였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전쟁은 언제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결론이다. 그런 예외적 사례로 어떤 경제학자는 기존에 경제를 억압하던 기득권 세력이 전쟁으로 퇴출되는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반대로 새롭게 등장할 정치권력이 이전에 비해 더 강압적일 수도 있어서 전쟁이 경제발전에 좋은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한 경제학자는 전쟁으로 "철거하려고 하던 건물들만 폭격을 당하는" 상상하기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전쟁은 경제를 저해한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개시는 50년 전인 1973년에 있었던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유혈 충돌에 따른 석유파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중동의 확전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다행이다. 당시에는 아랍 석유수출기구(OAPEC) 회원국들의 석유 금수조치로 유가가 3배 급등하면서 세계경제에 충격을 주었다.

현재로서는 당시와는 달리 아랍권 국가들이 참전할 가능성이 낮고 미국으로서도 이란산 원유의 우회수출을 막을 경우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어 이란 제재에 신중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란은 자국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의 배후라는 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고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너무 낙관하기에는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란은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 왔다"고 덧붙였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배후임을 증언하는 보도를 했다. "우리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둘러싼 다른 테러 군사조직 리더들과 회의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스라엘 주유엔 대사의 발언은 이스라엘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언제든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

무력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한, 전쟁은 불가피하고 무고한 인명이 살상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무고한 인명의 살상은 과거의 분쟁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힘이 부족할 때는 침묵하다가도 보복할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또 다른 무고한 희생이 반복되는 불행이 계속된다.

특히 중동지역의 이와 같은 분쟁은 인간 활동의 기초인 에너지원인 석유의 생산과 수송을 어렵게 만들기에 이는 단순히 중동지역의 불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부정적 파급효과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로서는 이런 불행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기대하면서 혹시 그런 사태가 왔을 때를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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