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서울형 ‘장애 유형별 특화 일자리’의 의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20701000407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12. 08. 06:00

clip20231207112259
김종인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장(나사렛대 휴먼재활학부 명예교수)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은 장애인 고용 및 복지정책의 궁극적 목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 보호, 생활 안정, 의료보호, 교육훈련, 고용증진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경증장애인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을 위한 정책도 다수 만들어졌다. 그 중 한 사람의 삶의 보전과 지속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말하고 싶다.

원래 '일자리'의 사전적 의미는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직업' 또는 '일을 한 흔적' '일한 결과나 성과'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일자리의 의미에는 '생계 보장'과 함께 '사회적 위치' '자아실현'이 함축돼 있고,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이 세 가지 요소에 더해 '사회통합'까지 포함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의 우선 참여 보장 차원에서 시행한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을 2024년 폐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난 20여 년간 개발, 시행해 온 중증장애인 일자리 사업이 중증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와 사회통합이라는 측면에서 기여해 온 바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장애인 권익 증진 등을 위한 집회·시위 캠페인에 동원되는 것이 '일자리'로 둔갑했다는 부정적 견해가 실로 크다.

더구나 시민의 세금으로, 보조금에 의해 운영되는 일자리가 오히려 시민 일상의 발목을 잡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까지 형성된 점을 고려한다면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의 폐지 당위성이 있다. 물론 중증장애인이 참여할 만한 직무나 적합 직종이 태부족인 현실적 애로점을 고려하더라도 집회·시위·캠페인 등에 치우친 활동이나 스포츠 여가활동, 영상 시청 후 소감문 작성 등으로 최저 임금을 담보하는 것은 분명 단순히 개선을 넘어 중증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이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때마침 서울시는 2024년부터 해당 일자리의 개선 방안으로서 250개에 40억 원 예산을 투입하는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 일자리'로 서울형 장애인 공공일자리 정책을 펼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서울형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장애인 단체와 민간이 협업하여 장애 유형과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를 제안하도록 하고 공모를 통해 선정할 계획으로 다양한 직무와 근무처 발굴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차제에 서울시는 중증장애인 일자리를 시혜성 차원에서만 접근해 무늬만 '일자리'로 전락시키는 일이 없도록, 장애인에게 일을 통한 합당한 임금 지급 및 자립 의지와 사회통합에 부응하는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서울시는 장애인의 일자리 보장과 취업 활성화를 위한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와 발달장애인 특화 커리어 플러스 센터를 운영하는데, 특히 장애 특성을 반영한 '다름의 능력' 등에 주목해 직업적 강점 개발과 직종 및 직무 수행 능력을 증진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고용을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적 재활법'을 시행하고 있다. 공공은 3.6%, 민간은 3.1% 이상의 의무 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공공의 의무 비율이 3.8%로 강화된다. 이러한 장애인 고용 확대와 맞물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이 중증장애인의 유형이나 특성에 부응하면서도 일자리 본질에 맞게 실효성을 담보해 운영될 수 있도록 공공-민간, 지역사회의 연계와 관심을 촉구하는 바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