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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엑스포 유치 노력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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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3. 12.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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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정치부 기자
'119대 29'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대한민국 부산 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투표 결과다. 결과를 놓고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엑스포 유치 패착 중 하나로 '오일머니'를 꼽았다. 사우디는 유치 과정에서 개발도상국에게 물량공세를 펼쳤고, 한 개도국 외교관은 "눈높이를 맞춘 사우디가 더 반가웠다"며 흡족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일 머니는 현실이었다.

사우디의 오일머니에 대응할 우리 정부 방안은 미흡했지만, 케이팝(K-POP)과 한류, IT 허브역할을 통해 선도적 중견국가의 면모를 알린 건 향후 엑스포 유치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 대기업과 개도국 간 산업 연계를 통한 정부의 중장기적 경제협력 계획이 단초를 마련한 셈이다.
전 세계를 방문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엑스포 유치활동이 우리 외교력을 한 층 끌어올렸다. 특히 표 밭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의 경우 정부가 공을 많이 들였는데, 그간 외교 역량이 미치지 못했던 국가까지 고위급 인사가 방문해 관계 발전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의관을 바르게 할 수 있고(以銅爲鑑·이동위감),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으며(以古爲鑑·이고위감),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이익과 손해를 알 수 있소(以人爲鑑·이인위감)."

중국을 태평성대로 이끈 당태종과 신하 간 대화를 정리한 정관정요(貞觀政要) 위징전(魏徵傳)의 일부다. 정부는 이번 유치전을 통해 국제 네트워크를 넓힌 성과는 받아들이되 잘못된 허물은 잘라내 다음 매뉴얼을 구성하길 바란다. 정부의 부산 엑스포 유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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