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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예가 아니다”…아르헨 밀레이 출범 50여일만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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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4. 01. 25. 16:29

노동법 개정·인플레 악화에 근로자들 거리로
아르헨 정부 "노조 압력에 굴복 안해"
ARGENTINA STRIKE <YONHAP NO-1198> (EPA)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노동자단체의 공동 총파업이 벌어지고 있다./EPA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충격 요법'을 강행하며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간) 현지 주요 노동자단체가 대규모 총파업을 벌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자단체인 전국노동자 총연맹(CGT)과 아르헨티나자치노동자연맹(CTA-A),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CTA-T) 등 3개 단체는 이날 정오부터 12시간동안 한시적으로 공동 총파업에 돌입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5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열린 이번 총파업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이후 5년 만에 조직된 전국 규모의 대규모 파업이다.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 수천 명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의회 앞 광장에 모여 밀레이 정부가 추진하는 급진적 개혁 정책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규탄하며 "밀레이는 우리가 노예가 되기를 바란다"고 항의했다.

CGT는 "우리는 사회적 대화가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믿는다"며 "경제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달성 등 지속 가능한 전략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경제 개혁'과 '규제 완화'을 외치며 366개 규제 철폐를 한꺼번에 모은 '메가 대통령령'과 664개 조항의 '옴니버스 법안' 등 개혁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노동시간 규제를 없애고 파업권 행사를 제한하는 노동법 개정에 대해 노동자 단체 측은 기본적인 노동자 권익을 약화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들은 밀레이 정부 출범 이후 교통비·연료비가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악화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은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문제지만, 자유경제를 신봉하는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 직후 가격 관리나 통제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율 방어를 위해 현지 통화인 페소화 가치를 50%나 평가절하한 조치도 인플레이션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밀레이 정부는 이번 총파업에 대해 "노조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파트리시아 불리치 아르헨티나 치안 장관은 "마피아 같은 노조원, 빈곤에 빠트린 책임자들, 부패한 법조인과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향유하며, 밀레이 대통령의 결단력 있는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 지역 상점가에서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의 영상을 게재하고 "이곳 주민들은 모두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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