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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품시계 구매대행 ‘수상한 알바’…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수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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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2. 12. 15:25

서울 관악서, 사기 혐의 A씨 등 입건
"명품시계 구매대행 둔갑 자금 세탁"
서울 관악경찰서
서울 관악경찰서. /아시아투데이DB
명품시계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3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남성의 진술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차례로 검거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에 지원했다가 자칫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거책 역할을 한 30대 남성 A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경기 안산·하남·평택 등지에서 시가 900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3개를 구매하고 이를 보이스피싱 수거책 B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품시계를 구입하고 남은 잔금 약 600만원은 또 다른 수거책 C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명품시계를 대신 구매해 전달하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자신의 계좌로 받은 뒤 시계 판매자 계좌로 피해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명품시계를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명품시계를 구매하기 위해 받은 비용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는데, 해당 계좌가 정지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바탕으로 수거책 B·C씨의 행방을 뒤쫓는 한편 A씨의 면접을 본 D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D씨가 A씨와 같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다 자신의 계좌가 정지됐음에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속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이 A씨와 D씨가 명품시계 구매에 사용한 자금을 추적한 결과, 해당 자금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E씨의 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E씨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수차례에 걸쳐 약 7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악서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나머지 수거책을 검거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시계는 구매 이후에도 가치 하락이 드물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새로운 자금 세탁 루트로 악용하고 있다"며 "계좌이체를 통해 명품시계를 구매하라는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는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일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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