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도시 대개조의 시작, 서남권에서부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0401000120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3. 05. 06:00

whskawns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
우주에 한 획을 긋고 싶다고 했던 스티브 잡스. 그는 여전히 혁신의 아이콘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묵은 제도나 방식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한다는 의미의 혁신이 여러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 만큼 도시의 혁신도 자주 거론되곤 한다. 다소 거창하고 막연한 개념이지만 오래되고 낡은 공간을 새롭게 바꾼다는 식으로 접근해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면 바로 서남권이다.

영등포, 구로, 강서 일대를 아우르는 서울의 서남권은 과거 각종 산업의 중심지로써 한때 국가성장을 견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점차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현재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인식돼왔다. 그럼에도 서남권은 가용부지가 많고 인접지역의 신도시로 인해 광역급행철도 등 교통인프라를 갖춰가고 있으며, 이미 첨단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등 잠재력 역시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월 매력도시 서울 대개조의 신호탄으로 서남권을 제조업 중심지에서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집적지'로 노후주거지에서 '직·주·락 도시'로 탈바꿈할 '서남권 대개조'를 발표했다. 서남권 대개조는 산업혁신·주거공간 혁신이라는 두 개의 축에 '녹색매력'이 더해질 계획이다.

우선 산업혁신을 꾀하기 위해 그간 도시정비를 저해한 규제와 제도를 개선하고 기존 기반시설과 저이용부지를 성장거점으로 조성한다. 규제 위주의 경직된 운영으로 활용도가 떨어졌던 서남권 내 '준공업지역'은 지역 전체가 일터이자 삶터가 될 수 있게 산업, 주거, 문화 등 다기능 융복합을 허용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도 대폭 제공한다. 또한 첨단산업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한 경우 자유로운 건축과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산업혁신구역'도 적극 지정한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서남권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과거 산업유통거점 역할을 했던 기반시설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기능이 융합된 핵심산업 거점으로, '온수산업단지' '김포공항' 등 서울 경계부의 대규모 저이용부지는 첨단제조업 등 맞춤형 개발을 통해 수도권 인접도시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동반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

다음으로 직주근접과 풍요로운 생활환경의 완성으로 이어질 '주거공간 혁신'을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와 행정지원을 통해 주택 정비를 활성화한다. 준공업지역의 경우 250%로 제한됐던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해 충분한 녹지와 편의시설 등 생활인프라가 더해진 '직주근접형' 주거지를 조성한다. 현행제도로 재건축이 어려운 강서, 양천 등 노후 고밀아파트 밀집 지역은 용적률 완화 등 패키지형 통합정비 지원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도시서비스가 제공되는 신주거단지로 재조성하고, 다세대·다가구 등이 밀집한 노후저층주택지 역시 개발소외지역 없이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체계적 정비를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산업 및 주거공간의 혁신에 녹지와 수변, 문화와 여가공간이라는 '녹색매력'이 더해진다. 지역 곳곳 어디서나 녹지공간에 접근할 수 있게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비사업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개방형 녹지를 최대한 확보한다. 둔치공간의 부족으로 수변 활용도가 떨어지는 지역은 뉴욕 리틀아일랜드와 같은 수상공원을 조성해 수변친화공간을 늘리고, 여의도공원, 국립현충원, 관악산공원 등 거점공원은 각각 도심문화공원, 문화·힐링 국가상징공간, 테마공원으로 재구조화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대개조' 전략을 통해 도시 공간 전체를 획기적으로 혁신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서남권의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서남권 대개조'를 시작으로 다른 권역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도시공간 혁신을 도모할 계획이다. 대개조를 향한 서울시의 과감한 행보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