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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40%, 가해자 ‘맞신고’ 당해” …고통도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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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7. 24. 15:10

푸른나무재단 실태조사…"가해자 대응에 법적 분쟁 늘어"
피해자 49%는 “가해자 사과 못 받았다”
"학폭 98%는 사이버폭력 연동…플랫폼기업 책임"…유해콘텐츠 차단·핫라인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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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가 발언하고 있다./푸른나무재단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하는 등 학폭 피해자의 고통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학생 보호자가 가해 측으로부터 쌍방신고를 당한 '맞불 신고'도 많이 늘어 분쟁이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3.5%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고 중등 1.7%, 고등 1.2%였다.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 정도를 질문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해 2017년 같은 문항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학폭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지난해 39.9%로 이는 지난 3년간 최고치다. 2021년 26.8%, 2022년 38.8%로 조사됐다.

재단의 지난해 위기개입 출동 사례 중 자살·자해 사건은 무려 76.0%에 달했다.

피해 학생의 과반수(52.2%)는 "학교폭력 피해가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해 그 비율이 전년(34.5%)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또 피해 학생의 절반 가까이(48.8%)는 '가해학생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결과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쌍방 신고를 당했다"고 답했다.

재단의 상담 전화 중 법률상담 신청 비율 또한 10년 중 최고치(2.9배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피해자가 문제 제기할 때 가해자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며 '맞불 신고' 행위를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 학생 보호자의 98.2%가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했고, '경제적 부담을 경험했다'(75.2%), '본인 또는 배우자의 생업에 지장을 경험했다'(73.4%)는 응답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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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가운데)과 피해학생 학부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푸른나무재단
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최근 학교폭력 현장은 갈등 및 법적 분쟁의 온상이 되며 점차 해결이 어려워져 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학교폭력의 분쟁 과열 현상은 학생들의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원만한 해결과 분쟁 예방 및 대응을 위한 학생들의 역량 강화와 제도적·환경적 지원체계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단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SNS상 사이버폭력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도 촉구했다. 심층 인터뷰 대상자 상당수는 사이버 폭력, 특히 사이버 성폭력이 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이사장은 "학교폭력의 98%가 사이버폭력과 연동된 것으로 조사됐고, 플랫폼 기업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이버 폭력이 교묘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비판을 적극 수용하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구체적으로 플랫폼 기업이 유해 콘텐츠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유해 콘텐츠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관 협동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단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 올해 5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보호자(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폭
푸른나무재단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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