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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병원, 노예 계약 따로 없어”…교수들, 지역의료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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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4. 07. 29. 17:03

전국 의대 교수 3000여명 지역 의료 붕괴 가능성 제기
지방대학병원 교수가 지목한 지역 의료 살리는 길
의정 갈등 장기화… 늘어나는 지방의대 사직 교수들
억대 연봉 공공의료원 현실 열악한 환경·적자 문제
전공의들, 수련 대신 개원가로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교수들 중심으로 지역 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병원 교수 3039명 중 97%는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지역 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충남의대에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소속 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통해 조사됐다.

지방 대학병원 A교수는 "지역 의료를 살리려면 채용인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 향후 수도권에 6600개의 병상이 생기면 지역 의료 환경은 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화 되는 의정 갈등으로 지역 병원에서는 전공의뿐 아니라 사직 교수들도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에게 절실한 것은 지역 의료 전달 체계의 확립, 공공병원 강화, 지역 수가 상향 등이다.
A교수는 "결국 수도권 규제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어쩔 수 없이 서울에 가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먼저 지역에서 진료를 보고, 수도권에 못 가게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환자가 지방에 많으면 의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전달 체계가 확립된다고 해도 환자가 없는 지역에서 개원하는 게 쉬운 구조가 아닌 것도 지역 의료 환경의 한계로 해석된다. 그는 "공공의료원에 들어간다고 공무원이 되는 게 아니라 계약직이고, 모든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하는 조건이었다. 연봉만 보면 좋은 조건 같지만 실상은 비현실적 계약 조건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의료원의 적자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날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당 지역 4개 공공의료원의 적자는 총 107억원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병상 가동률이 52.7%에 불과했고, 정부 지원금이 급감한 탓도 있다.

이번 하반기 모집에 전공의들은 빅5 병원에조차 지원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년도 의사 국가고시 지원율도 전체 응시 대상자의 11%에 불과해 신규 의사 배출에 제동이 걸렸다. 장기적으로 보면 젊은 의사들의 해외 이동이 늘어나 지역 의료뿐 아니라 국내 의료 인력 자체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르면 8월 말까지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 수가 인상 등 방안을 담은 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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