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국채·고금리채권 관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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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7월 말까지 개인들이 증권회사를 통해 순매수한 채권 금액이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국채가 8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카드나 캐피털사 등의 기타금융채가 6조3000억원, 회사채가 6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22조원)에 비해 약 19%, 재작년보다 무려 178% 증가했다. 여기에 대형 증권사 해외채권 판매액도 각 사별로 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채권을 포함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40조원 가까운 채권을 사들인 셈이다.
채권 순매수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금리가 높아 이자 매력이 클 뿐 아니라,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과 역대급 회사채 발행으로 국고채 장기물과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2~3년 만기의 회사채 등의 투자가 두드려졌다"며 "4~5%의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이나 금융지주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도 많은 돈이 몰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채권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마케팅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자체 자금을 활용해 다양한 채권을 보유하면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높이고, 수시로 특판 상품을 제공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제로 수수료 정책을 실시하며 채권투자에 따르는 비용을 줄여줬다.
또 토스와 같은 제3의 플랫폼을 통한 채권 판매도 채권 수요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이 토스 플랫폼에 참여 중인데, 처음 제휴를 맺은 한국투자증권은 토스를 통해서만 2조원에 이르는 채권을 팔았다.
최근 금리하락으로 채권의 매력도가 다소 떨어졌지만, 8월 이후에도 개인들의 채권수요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금리하락 시 유리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장기 미국국채를 적극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만큼 고금리인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주한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금리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투자에 매우 유리한 시기"이라며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는 만기가 긴 채권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법이 시행될 경우 전반적인 채권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금투세 시행 시 표면이자율이 낮아 절세효과가 큰 국민주택이나 서울도시철도채권, 분리 과세되는 개인투자용 국채 수요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