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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전, 란'의 제작보고회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정성일, 김상만 감독이 참석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에는 '헤어질 결심' '아가씨' '설국열차' '박쥐' 등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각본을 맡아 캐릭터의 매력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강동원은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 역을 맡았다.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본래의 양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천영은 강동원을 만나 더욱 입체적인 감정을 가진 캐릭터로 완성됐다.
그는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기존 영화 시나리오와 다른 지점이 있었다. 각자 스토리가 녹아있다. 영화는 시간이 짧아 주인공 위주로 흘러가는데, ('전,란'은)주인공 스토리도 잘 드러난다. 정통 사극이지만 모던한 지점도 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영' 캐릭터에 대해 "평민 신분으로 태어나 그 당시 사회적인 시스템때문에 천민이 되고, 본인의 신분이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개척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천재적인 검사 기질을 타고났으며 자신이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서 "처음으로 노비 역할이 들어와서 좋았다"고 답했다.
박정민이 맡은 종려 역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외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자신과 함께 연습하며 무예를 가르쳐준 천영과 우정을 쌓는다. 그는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했고 인물이 가진 감정들이 쉽진 않아 보이는데 도전해 볼만한 매력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무신 집안 아들이다. 몸종 천영에게 기존 양반들과 달리 선의를 베푸는데 어떤 오해로 감정이 뒤틀리고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라고 했다. "기품이 느껴진다"고 하자 낮은 목소리로 "저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차승원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난세의 군주 선조 역을 맡아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쟁 후 갈 곳 잃은 민심을 살피기보다, 왕의 권위와 경복궁 재건에만 힘쓰는 개탄스러운 군주의 모습은 차승원 특유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배우 조합이 좋았다. 천민이 강동원, 귀한 집안 자제가 박정민"이라며 "역으로 갈 수 있는 캐스팅에서 오는 재미와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좋은 배우들이 함께 조율하고 맞춰나가면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선조 역을 위해 체중도 감량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선조는 워낙 많이 다룬 인물이라 어떻게 차별화를 둘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이 인물이 잊을만하면 등장해서 위태롭게 만들고 고약하게 만드는 인물의 균형을 고민했다"면서 "수염도 붙이고 눈 밑에 움푹패인 모습 등은 메이크업, 감독님과 논의했고 체중도 많이 감량했다"며 "위엄은 갖추되 자만한 모습, 양날의 선을 갖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란'은 지난 2일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작품 최초로 개막작에 선정돼 화제를 모았고, 영화를 접한 관객, 많은 해외 매체 등에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강동원, 박정민, 정성일 등의 검술 액션은 큰 호평을 받았다.
박정민은 "강동원 선배님이 훌륭한 검술을 많이 보여주셔서 부담됐다"면서 "액션스쿨에 시간이 날 때마다 가서 훈련하고 촬영 중간에도 가서 연습하면서 어떻게든 따라가려고 했다"면서 "선배님이 휙휙 휘두르는데 액션이 완성됐다. 전생에 무사가 아니였을까 생각도 들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강동원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 초반 어렸을 때 우정을 쌓고 좋아하는 장면을 먼저 촬영하니 촬영이 거듭되면서 필요한 감정들이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찾아와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강동원은 "검을 들고 하는 영화가 세 번째"라면서 이명세 감독님의 영화 '형사'를 찍으면서 8개월간 검술을 연습했다. 지금의 시스템은 그렇게지 않지만 당시에는 합숙하다시피 훈련할 기회와 시간이 주어졌다. 그때의 경험이 액션 영화를 준비할 때마다의 기반이 됐고 기본기가 잘 잡히더라. 이번 영화에서는 일본군과 7년을 보내기 때문에 일본도도 배워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각자의 검술에 성격이 보였으면 했다. 천영은 수직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고 운동성이 좋아서 낮게 움직이기도 한다. 종려는 검이 굉장히 무겁다. 실제로 무거워서 들기 힘들 정도인데 검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육중함에 회전력을 더해 힘으로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겐신은 쌍칼을 쓰는데 칼과 칼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유려한 흐름을 그리는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요즘 많이 쓰는 표현인 금수저·흙수저처럼 현대는 경제적 부분, 사회적 권력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계급이 형성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급 간의 갈등보다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다. 그런 관점이 시나리오에 녹아 있고 이를 온전히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란'은 오는 11일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