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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몽니에 헌재 마비 초읽기… ‘탄핵광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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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4. 10. 10. 18:07

헌법재판관 3명 퇴임 일주일 앞
野 '2인 추천' 고수에 후임 깜깜
6인땐 심리못해…행정 공백 부담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의 임기 만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협조로 후임자 인선이 윤곽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초유의 재판관 공석으로 인한 헌재 마비가 우려되는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선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사실상 '탄핵'을 무기로 국정은 물론 사법절차를 무력화하기 위해 사태를 장기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10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임기를 마치는 오는 17일까지 후임자를 뽑지 못하면 헌재에 있는 모든 사건의 심리가 정지된다. 헌법재판소법 23조는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세 재판관이 퇴임할 경우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는 6명만 남아 사건을 진행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후임자를 선출해야 하는 국회에서 아직도 의견 합치를 못 했기 때문이다. 통상 국회의 몫인 3명의 재판관 중 여야가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합의로 선출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돌연 '2인 추천'을 고수하면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헌재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문형배 재판관 역시 지난 8일 "국회가 탄핵 소추를 해 심판이 열렸는데 국회가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아 변론을 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 측 입장을 물었지만 '특별히 없다'는 답이 돌아오자 "입장이 없으니까 대응 방안도 없으시겠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은 데는 '탄핵 사태'를 장기간 끌고 가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헌재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검사 탄핵심판 등의 심리가 진행 중으로 결론이 날 때까지 직무가 정지돼 있다.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현직 장관이나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이 가능해 행정부와 수사기관이 야당 눈치를 보는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 법조인은 "민주당이 헌재 마비를 통해 탄핵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조속히 후임 인선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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