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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축 ‘핵심’ 잃은 하마스…네타냐후 드론암살 시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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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10. 20. 17:46

자택 비운 사이 무인기 공격 감행
이, 베이루트에 대대적 보복 공습
아랍권, 신와르 저항 모습 영웅화
레바논에서 날아온 드론 3대 중 1대가 19일(현지시간) 방공망을 뚫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을 공격했으나 건물 일부만 파손하는 데 그쳤다.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추적해 왔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 16일 사살됐지만,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 '저항의 축'의 전투는 되레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노린 드론(무인기) 공격 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대대적 보복공습을 벌였다. 가자지구에 대한 거센 폭격도 이어지면서 휴전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신와르의 시신 이미지를 인쇄한 전단을 가자지구 남부에 살포하며 하마스 잔당에 투항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와르가 마지막 순간까지 막대기를 던지면서 저항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아랍권에선 그를 영웅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네타냐후 자택 일부 파손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전 드론 공격 때 네타냐후 총리 부부가 자택에 없었고,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없었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집 일부가 부서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3대가 날아왔으며, 이 가운데 1대가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의 건물을 타격했고 나머지 2대는 격추했다고 밝혔다. 카이사레아는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주택 중 1채가 있는 곳으로, 레바논 국경에서 약 70㎞ 떨어져 있다. 총리 관저는 예루살렘에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오늘 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 세력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란과 악의 축 파트너들에게 이스라엘 시민을 해치려는 자는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드론 공습 당시 이 지역에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오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수준의 이스라엘 방공망은 로켓·미사일·일부 드론엔 매우 효과적이지만, 낮은 고도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열을 거의 방출하지 않는 드론을 감지하는 데 취약점을 드러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손가락 잘린 신와르 전단 공개

이스라엘군은 이날 무너진 건물 잔해에 둘러싸여 손가락이 잘린 신와르의 한쪽 팔 이미지가 인쇄된 전단을 공개했다. 전단에는 아랍어로 "야히야 신와르는 너희들 삶을 망쳤다. 그는 어두운 터널에 숨어 있었고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다가 제거됐다.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들을 돌려주면 누구든 떠나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적혔다.

이스라엘군은 1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한 뒤 유전자 분석 등을 거쳐 시신 가운데 1구를 신와르로 확인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전날 신와르와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땅굴로 피신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잔인한 학살 전날 밤에도 신와르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바빴다"고 규정했다.

이 3분9초짜리 영상은 지난해 10월 6일 저녁부터 그다음 날 새벽에 찍은 것을 편집한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이 영상을 수개월 전 가자지구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끝까지 저항 신와르 영웅화

이스라엘군이 앞서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서 복면을 한 신와르가 사망 직전 한쪽 팔에 부상을 입은 채 다른 팔로 막대기를 던지며 저항하는 모습이 아랍권에서 영웅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신와르가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우선시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영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신와르는 전장에서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다"며 "마지막 사진에서 아름답게 묘사된 그의 운명은 이 지역 저항군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적었다.

이런 '최후의 저항' 모습에 신와르가 이스라엘의 분노를 자아내 파괴적인 전쟁을 촉발하고, 가자지구를 전쟁의 한복판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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