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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2기… K-반도체·스마트폰 불확실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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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 최지현 기자

승인 : 2024. 11. 07. 18:00

집권 1기 수입제한에 삼성·LG 여파
中 제재로 스마트폰 분야선 반사이익
집권 2기도 'MAGA' 기조 유지 전망
반도체보조금 축소 가능성 등에 긴장

도널드 트럼프의 완승으로 끝난 미국 대선 결과에 국내 전자·IT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미국 현지 대관(對官) 조직을 강화한 주요 기업들은 벌써부터 트럼프 2기와의 접점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당장의 관심은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산업에 미칠 여파다. '더 매운 맛'의 트럼프노믹스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자업계에선 트럼프 1기 때의 선례에 주목한다. 트럼프 1기 시절 한국 전자·IT 산업을 뒤흔든 키워드는 '월풀'과 '화웨이'다. 미국이 자국 기업 월풀을 위해 삼성·LG 세탁기 수입을 제한한 조치(세이프가드)에 울었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던 국내 스마트폰 업계는 웃을 수 있었다. 트럼프 2기, 한국 전자·IT 산업엔 어떤 폭풍이 닥칠까.



◇한국 가전 직격한 '2018년 월풀'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다.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이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무역장벽을 일시에 높인다는 게 트럼프노믹스의 특징이다. 국내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8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국 세탁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휩쓸었다. 한해 300만대 이상을 팔 정도였다. 이 여파로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타격을 입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 LG 세탁기를 대상으로 강력한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조치를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에 가전공장도 급하게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세탁기를 덤핑 수출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를 발동시켰다.

현재 이와 비슷한 위치에 처한 산업은 반도체다. 트럼프 2기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에 손을 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약속한 보조금은 각각 64억달러와 4억5000만달러. 전문가들은 당장 법안 철폐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에 더 큰 혜택을 주고, 삼성 등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보조금 형태는 유지하되, 강한 자국 보호주의를 적용해 외국기업에 한해 보조금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스마트폰 숨통 트여준 '2019년 화웨이'

트럼프노믹스의 또 다른 형태는 중국 제재다.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등 바이든 정부와 차원이 다른 봉쇄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제재는 우리 기업에 '양날의 칼'이다. 트럼프 1기 때 화웨이 제재가 대표적 사례다. 2018~2019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경쟁자는 애플이 아닌 화웨이였다. 2019년 말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를 3% 격차로 추격했다. 그런 화웨이가 무너저기 시작한 건 트럼프의 5G 칩 수출 금지 조치였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최근 스마트폰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까지 고전해야 했다. 반사이익을 누린 건 삼성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 글로벌 스마트폰 1위는 화웨이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2기에서 중국 제재가 강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7년 전에 비해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3대 업체(화웨이, 샤오미, 비보)의 3분기 합산 점유율이 32%에 달할 정도로, 중국 내수시장 중심으로 강한 생존력을 보이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견제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이어져 왔다"며 "그럼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관계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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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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