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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현금 사용 권장하는 호주…수표는 5년 이내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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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11. 18. 13:28

Australian_banknotes_in_wallet
디지털 결제 확대로 전세계적으로 현금 사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유럽, 미국, 호주에서는 여전히 현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위키미디어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호주는 오히려 현금 사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주요 언론은 18일 연방정부가 연료,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 반드시 현금을 받도록 강제할 방침이며, 개인 수표 사용도 5년 이내에 금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금은 법정 통화이지만, 수수료 없는 다른 지불 수단을 제공하는 경우 현금 사용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사업체가 받아줘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는 상태다.

짐 찰머스 재무장관은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디지털 결제 수단을 쓰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현금이 필요한 곳이 있다"며 "이번 제도 변경은 현금에 의존하는 사람이 경제활동에 불이익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중소기업은 이 조치에서 면제될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소 150만명의 호주인이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대다수(약 94%)의 사업체가 현금을 받고 있다.

현금 사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면 결제의 80% 이상이 현금을 사용하고 있고, 자연재해, 정전, 인터넷 중단 시 현금이 디지털 결제의 백업 역할도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하지만 호주의 한 연방 하원의원이 국회의사당 내 모든 장소에서 현금 사용이 거절된 것에 대해 "(현금 지급 거부는) 은행에 모든 권력을 주고 소비자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항변한 이후 현금 사용 권장 정책이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금 사용 권장은 특히 고령층 인구가 많고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금 수요가 줄면서 지방 소도시 은행이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호주에서 단 한 개만 남은 현금 수송 전문 업체는 영업이익 하락으로 주요 은행의 긴급 구제 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퍼트리샤 스패로 고령화위원회 최고경영자는 "많은 고령층자들이 디지털 결제에 대해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으며, 고령자들은 여전히 사기에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현금 의무화는 고객이 추가 수수료와 비용 없이 자신 있게 필요한 물건을 계속 쇼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현금 사용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특정 기업과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현금을 수락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같은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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