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충당금 늘었는데…” 부실채권 급증에 은행권 대손충당금적립률 ↓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0010010497

글자크기

닫기

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1. 22. 06:00

4대 시중은행 3분기 대손충당금 8년 만 최대
적립률은 전년 말 대비 40%포인트 하락
부실채권 증가 영향…고정이하 여신 4조원대
"건전성 지적 인식…미래 고려해 규모 조절"
4대 시중은행
/연합
올해 3분기 시중은행들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은행의 건전성 지표이자 부실채권을 견뎌낼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되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탓에 부실채권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올해 3분기에만 대손충당금으로 8000억원을 쌓았다. 전분기 적립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었는데, 3분기 적립 규모가 3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 합계는 8조1320억원으로, 지난 2016년 3분기 말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전분기(7조9850억원) 대비 1469억원이 늘었는데, 이는 올해 들어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은행권은 장기간 경기 침체와 부동산 PF 부실 문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이 강해지면서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대손충당금 잔액이 늘고 있음에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되려 하락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평균은 지난 2023년 말 246.35%에서 올해 3분기 말 205.43%로 4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꾸준히 쌓았음에도 적립률은 되려 하락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셈이다. 그만큼 부실채권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미래에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쌓아놓는 '비상금'이다. 대출금의 회수가 불확실해 손실이 발생하면 은행이 부실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용도다. 대손충당금을 대출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백분율을 대손충당금 적립률이라고 하는데, 해당 수치가 100%를 넘어야만 적정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난해 말보다 하락한 건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각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보다 부실채권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각 은행의 충당금 적립률도 큰 폭 하락한 것이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고정이하 여신 잔액 합계는 4조981억원으로, 지난 2020년 6월 이후 4년 만에 다시 4조원대를 넘어섰다. 고정이하 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3조386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3개 분기만에 7118억원(21.02%)이 늘었다.

부실채권이 급증한 데는 실물경기의 둔화와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의 영향이 크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누적된 이자 부담을 견딜만한 여력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약해진 것이다. 실제로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액은 2조4486억원에 달해 지난해 말(1조6557억)보다 7929억원(47.8%)이나 늘었다. 평균 연체율도 0.31%에서 0.43%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유동화 전문회사에 대량으로 매각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문제와 고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부실채권이 늘어)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하락했다"라며 "당장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건전성 지적이 나오는 부분을 인식하고 있어 경제 상황이나 미래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충당금과 부실 채권 규모를 적절히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