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6년여 173건 전원찬성 ‘거수기 이사회’… 유진기업, ESG평가 3년째 ‘D등급’ 딱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5010012051

글자크기

닫기

특별취재팀

승인 : 2024. 11. 24. 17:56

이사회, 유경선 회장 아들 등 4인 구성
지배구조 등 세부항목도 모두 낙제점
사내규정 무시, 잇단 안전사고도 영향
유진기업 이사회가 경영진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경선 회장의 아들을 포함해 소수의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지난 6년 반 동안 나온 모든 안건에 대해 단 한 건의 반대 없이 모두 '찬성'표만 던지면서다.

유진기업은 올해 ESG평가에서도 '지배구조' 부문과 통합 평가에서 모두 최하등급을 기록했다. 그런 만큼 이사회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6년 반 동안 이사회에서 단 한 건의 반대표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총 173개 안건이 모두 참석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현재 유진기업 이사회는 4인의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중 한 명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아들인 유석훈 유진기업 사장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주주 이익을 보호하며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ESG의 주요 요소기도 하다. ESG는 기업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경영 방식을 의미한다.

안치용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장된 중견기업 이사회에서 소수의 이사들이 수년간 모든 안건에 찬성표만 던진 상황을 "이사회는 경영에 대해 감시하고 리스크를 체크하고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일련의 기능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소위 말하는 전형적인 '거수기'로만 작동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은 유경선 회장이 평소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중요시한다고 전한다. 이에 회사는 ESG의 앞 글자를 따 '유진이 세상을 건강하게 (Eugene Save the Green)'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룹 지주사인 유진기업은 한국ESG평가원에서 3년 연속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았다. 특히 올해에는 세부 평가항목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 모두 D등급을 기록했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평가부분별로 보면 지배구조는 D등급을 유지해왔고, 환경 및 사회는 C등급 또는 D등급을 받다가 올해 D등급을 받았다.

유진그룹의 부진한 성적표에는 연이은 안전사고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용인 유진기업 수지공장에서는 공정팀장 A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엔 인력이 부족했고, 사내규정상 2인1조로 작업해야 했으나 A씨는 혼자 철판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 ESG평가원 관계자는 "산재 등 안전문제가 발생할 시 당해 평가에 반영된다"면서 "D등급은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