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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에 20조… 건보재정 빠르게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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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승인 : 2025. 01. 05. 17:46

복지부 "의료 수가 정상화 등 사용"
보장성 축소·재정 지속성 우려까지
투자 감안땐 고갈시점 3년내로 단축
정부가 의료개혁에 건강보험 재원을 투입하면서 재정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보험료 급등과 보장성 축소 가능성 등 국민 부담 뿐 아니라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 고민도 커지는 상황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 일환으로 수가 정상화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에 건보재정 2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환자와 전문의 중심으로 구조 전환하는 데 10조원을 사용하고, 수가 인상 등 의사 보상체계 개편에 10조원을 쓴다.

또한 정부는 의정 갈등으로 촉발된 의료대란 대응에도 정부 재정이 아닌 건보 재정을 사용하고 있다. 비상진료 건강보험 수가 한시인상과 수련병원 건강보험 선지급을 위해 쓴 건강보험 재정 투입액이 2조원을 넘었다.

이에 건보 지속성이 악화됐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과 비상진료대책에 대한 건보 재정투자 감안 경우 건보 재정은 올해 3조500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건보 재원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적자 전환이 1년 빨라진다.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도 2028년으로 2년 앞당겨진다.

건보 재정은 의료개혁 재원으로 쓰기 이전에도 고령화로 적자 전환과 소진을 눈앞에 두고 있던 상황인데 이를 더 악화시킨 것이다.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을 목표로 하는 건강보험공단은 정부 방침에 따른 재정 악화로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정부 방침으로 20조원을 건보 재정으로 쓰고 있다"며 "재정이 고갈되기 전에 정부 대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국민의 보편적 의료보장 기능을 하는 건보 재정이 악화되면 보험료가 급등하거나 보장성 축소로 국민의 진료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은 지금도 미흡한 급여 보장성을 더욱 축소하는 방향인데 여기에다가 건보 재정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의대 증원 정책에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인데 비상진료대책에 건보 재원을 쓰는 것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개혁 방향과 건보 재원 사용 모두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0%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80%에 크게 못 미친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도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국민이 모은 건보 재정을 쓰는 것은 건강보험 취지와 맞지 않다"며 "국민과 환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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