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기여·道와 협력사업 등 호평
31개 시·군 금고 유치 도전 발판 마련
"경기도민 동반자·버팀목 역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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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당시에만 해도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지만, 경기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용 편의·중소기업 지원, 금고업무 관리능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이지 않았던 만큼, '대출 및 예금금리 수준'과 '지역사회 기여·협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정은 그룹의 지원 없이 하나은행 기관사업부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말 기관사업부장에서 그룹장(상무)으로 승진하며 기관영업을 진두지휘, 승진 1년 만에 성과를 낸 유경철 기관영업그룹장이 신임 이호성 행장에게 눈도장을 찍었단 평가도 나온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경기도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 결과 854.60점을 받아 경기2금고에 선정됐다. 2순위는 기업은행(839.35점), 3순위는 국민은행(834.90점)이었다. 2순위와 약 15점 정도 앞섰으며, 기존 금고지기였으나 3순위로 내려앉은 국민은행과는 20점 가량 차이가 났다.
경기금고 선정 심사항목은 신용도·안정성, 대출 및 예금금리 수준, 이용편의·중소기업 지원,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협력, 기타(기후금융 이행)로 100점으로 구성된다. 총 9명의 심사위원이 있어 만점은 900점이다. 작년 10월 공고가 났을 때만 해도 하나은행은 유력한 후보군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201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1년 동안 3회 연속 2금고 자리를 사수한 신한은행과 2021년부터 2금고에 선정된 국민은행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혔다.
2금고 자리를 놓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기업은행이 경쟁을 벌였지만, 하나은행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평가항목 중 가장 많은 점수가 배정(25점)된 금융기관의 대내외적인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은 은행 간 차별성을 보이는 항목이 아니며, 23.5점이 배정된 도민이용 편의 및 중소기업 지원의 경우 하나은행이 경쟁사보다 우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경기도에 위치한 지점과 출장소 수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203개(지점 183개+출장소 20개)로 가장 많았으며, 기업은행이 196개(지점 179개+출장소 17개)였다. 하나은행은 108개(지점 96개+출장소 12개)로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기업은행 242조8113억원, 국민은행 143조627억원, 하나은행 134조7994억원 순이었다.
금고업무 관리능력도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에 선정된 현황을 볼 때 하나은행이 앞섰다고 볼 수 없다. 강민국 의원실(국민의힘, 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국내 은행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선정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7월말 기준 국민은행이 19개(15조1648억원)인데, 반해 하나은행은 7개(10조3323억원)였다. 이에 하나은행은 경기도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수준과 지역사회 기여·경기도와 협력사업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항목에 21점이 배정돼 있는데, 행정안전부가 금고 평가 시 협력사업비 비중을 줄이고 금리 항목을 강화하도록 권고한 바 있는 대출·예금금리 항목이 승패를 가르는 키포인트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전략 노출 등을 이유로 선정 준비 과정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기업사업부의 의욕적인 추진과 꾸준한 지역사회 기여·세수확대방안 등 구체적인 정책 현안 제시의 결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도 내 31개 시·군 금고 유치 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경기도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2금고에 선정됐다"며 "경기도민의 신뢰와 성원에 보답하는 동시에 동반자이자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수행에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