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럽 참여, 단일군 창설해야"
핀란드 대통령 "유럽 없는 논의 불가"
미 상무, 미군 주둔 대가, 희토류 지분 50% 제안
젤렌스키 제안 거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이 종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반발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군 창설을 제안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 후 안전보장을 위해 미군을 배치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을 거부했다.
|
핀란드 대통령 "유럽 없는 우크라 미래·유럽 안보 구조 논의 불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특사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에 참여하는가'라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당연히' 참여하지만, 유럽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럽 정상들은 즉각 반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유럽 없이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의 미래 또는 유럽 안보 구조에 관해 논의하거나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MSC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유럽 없이 유럽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유럽은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우크라이나를 희생시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양보하고 있다는 인상을 일부 유럽 동맹국에게 남겼고, 일부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
미 '광물 협정' 서명 거부 젤렌스키 "미 보호 미보장 유럽, 단일군 창설해야"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유럽군 창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스투브 대통령과 한 유럽 외교관에 따르면 미국이 EU 회원국에 보낸 6개의 질문에는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 있는 군인의 규모가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광물 협정 초안과 함께 미군 배치를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센트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휴전 후 안전보장을 위해 미군을 배치해 줄 수 있다며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유럽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 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럽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광물 채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는 리튬·티타늄·흑연 등 첨단 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이 풍부하지만 이들 자원의 상당 부분은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에 있거나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 가까운 지역에 분포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은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보호를 보장받을 수 없고, 강력한 군대가 있어야만 미국으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다며 유럽군 창설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서 이제 미국이 유럽을 위협하는 문제에 대해 '노'라고 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럽 대륙의 미래는 오직 유럽인에게 달려있고, 그 결정은 유럽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는 국방이 국가 주권 문제라면 수년 동안 유럽 단일군 창설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거부해 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