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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이란 핵 과학자, 원격 기관총에 의한 암살 맞나…전문가들 의혹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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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0. 12. 02. 15:30

Iran <YONHAP NO-4795> (AP)
이란 핵 무기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장례식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치러지고 있다./사진=AP 연합
이란 수도 테헤란 동부에서 벌어진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과 관련해 당초 알려진 사실과 달리 원격 조종 기관총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이란 파르스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파크리자데가 원격 조종 기관총에 의해 암살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파크리자데는 방탄 처리된 일본 닛산 승용차를 타고 테헤란 동부 압사르 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이어 밖에서 난 총소리를 듣고 차에서 내린 사이 약 150m 떨어진 거리에 주차된 닛산 픽업트럭에 설치된 원격 조종 기관총에서 총알이 발사됐고 적어도 3발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스 통신은 닛산 픽업트럭이 자폭 장치로 폭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정보·보안 전문가들이 이란의 원격 암살 주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한 무기 전문가는 CNN에 이란의 주장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밀한 타격이 필요한 암살 작전에서 실패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원격 조종 기관총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보안 전문가는 “특정 환경에서는 원격 공격이 효과적이지만 일반적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노릴 땐 근거리에서 직접 공격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암살이 원격으로 이뤄졌다면 통신 중계기, 위성 수신기, 원격 무기 등을 부품을 분리해서 밀반입하고 이를 은밀히 보관하는 등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원격 무기로 암살할 때는 통신 장애·총알 걸림 등에 대응해 장비를 수리할 사람이 없어 조그만 실수도 자칫 전체 암살 작전을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패 위험이 큰 원격 무기를 굳이 암살 작전에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이스라엘 보안 전문가는 “이란이 암살을 위해 자국에 침투한 인원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 당국이 암살 작전을 매우 복잡하고 첨단 기술에 의한 것으로 포장하면서 자국의 취약한 보안·경비 수준을 감추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란 국영 TV에 “암살 작전은 매우 복잡했으며, 전자 장비를 사용했고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적은 완전히 새롭고 전문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요시 멜먼 이스라엘 군사전문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부와 언론이 파크리자데 암살과 관련해 여러 상반된 발표를 남발해 더는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허위 사실을 퍼뜨림으로써 서로 심리전·방해 공작을 펼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의 배후로 즉각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했지만 이스라엘 개입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파크리자데의 암살 의혹에 대해 부정하지도 시인하지도 않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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