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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유학생에게 듣는 쿠데타 반대 이유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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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2. 23. 16:08

인터뷰이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 참여한 재한 미얀마 유학생들. 윗줄 왼쪽부터 쉐레웨이·에에띤·최재희, 아랫줄 왼쪽부터 킨, 테테웨. 최재희씨는 한국인 최초로 미얀마 양곤대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해 재학중이다. 이들은 부산과 서울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유학생들의 운동을 이끌며 한국과 국제사회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3주째 군부쿠데타를 규탄하는 국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군부의 강경진압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한 ‘22222 항쟁’이 일어났다.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에서도 ‘22222 항쟁’에 함께 참여한 재한 미얀마 유학생들을 통해 미얀마 쿠데타와 현 사태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번 인터뷰에는 한국에서 유학중인 미얀마 유학생 5명(쉐레웨이·에에띤·킨·테테웨·익명)과 미얀마 양곤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과정에 있는 최재희(29)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군부 독재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어 국민들이 모이고 있다. 군부독재를 뿌리 뽑고자 하는 것이 미얀마 국민들의 뜻”이라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도 미얀마 국민들과, 국제사회와 함께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함께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시아투데이는 2회에 걸쳐 이번 미얀마 쿠데타 사태의 중심에 있는 미얀마 군부와 아웅산 수치에 대한 미얀마 유학생들의 생각을 전한다.

△미얀마 현대사에선 군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1948년 독립 이후 미얀마 국민들에게 군부란 어떤 존재인가?
쉐레웨이
: 군부는 지난 1962년과 1988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켰다. 민주주의가 다가오면 쿠데타를 일으켰고, 국민들은 군부 독재자들에 의해 말라갔다. 우리는 1948년 미얀마를 영국과 일본의 지배에서 끝낸 독립영웅 아웅 산 장군(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의 아버지)도 군부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생각한다.
에에띤 : 군부는 약육강식이란 논리를 내세운 동물과도 같다. 군부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고 독재 정치를 일삼고 있는 집단이다.
익명 : 62년과 88년에 일으킨 군부의 쿠데타로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로 전락했다. 군부독재 기간 중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으나 항상 폭력적으로 진압됐다. 군사정권은 폭력적으로 독재를 이어갔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도 2008년 군부가 제정한 헌법 때문에 군부의 권력은 절대 작아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이 점에 항상 불안에 떨어야 한다.
테테웨 : 군부는 너무나도 밉고 무서운 존재였다. 군부독재를 거치며 국민들이 기회의 불평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 집단이다.
: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가 독재를 하며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 미얀마는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고, 반대하는 국민들은 희생됐다. 지금까지도 군부 주요 인사들이 엄청난 부와 특권을 누리고 있다. 군부로 인해 생긴 불평등과 사회 문제들을 이 악물고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 국민들이다. 미얀마 군부는 시민의 분노와 억울함의 근원이다.
최재희 : 독립 전까지 아웅 산 장군을 비롯해 미얀마 군인들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62년부터 시작된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의 성장이 멈췄다. 소수의 독재자들이 부를 독점하고 국민들은 가난에 허덕여야만 했다. 이제 미얀마 군대는 국민들에게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 됐다.

△ 미얀마 국민들은 왜 이번 쿠데타에 분노하고 있는가? 무엇에 가장 크게 분노하는 것인가?
쉐레웨이
: 하루아침에 부정선거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국민들의 일상을 다시 공포로 몰아넣고, 미얀마를 어둠으로 몰고 가려한다. 미얀마가 민주화된 지 10년만에 군부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그 시간을 되돌리려고 해 분노하는 것이다.
에에띤 : 수 치 고문이 이끄는 민선정부의 통치로 미얀마 국민들은 지난 5년간 민주주의를 알게 됐다. 그 전의 군부독재 시절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익명 : 절대 일어나선 안되는 쿠데타에 미얀마 국민들은 너무나도 억울하고 마음이 아프다. 부정선거라는 핑계도 말이 안되고, 총과 권력으로 국민들이 뽑은 문민정부 지도자들을 체포하는 것도 범죄다. 우리는 이런 무분별하고 뻔뻔한 짓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테테웨 : 수 십년 간 군부독재정권 밑에서 살아온 우리는 그 시절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가장 분노하는 이유는 부정선거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국가 고문 등 민주정부 지도자들을 구금한 것이다. 군부는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국민들에게도 폭력을 가하고 있다.
: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막 시작돼 국가 발전에 힘을 쓸 수 있게 됐던 차에 쿠데타가 벌어져 이런 노력들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 특히 군부가 문민정부 지도자들까지 부당하게 구금하고, 인권과 자유를 탄압하려 한다는 점이다.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억울하고 군부의 권력에 의해 무기력해지는 삶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끝까지 싸워 민주주의를 돌려 받을 것이다.
최재희 :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독재로 잃었던 자유를 ‘선거’라는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이룩했다고 여겼다. 이제는 미얀마의 평화와 발전만 생각하며 미래를 그리던 미얀마 국민들 모두를 좌절시켰기 때문에 모든 계층에서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내일 2편에 계속)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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