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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미국증시 입성 쿠팡, 성장과 이익창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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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21. 03. 12. 06:00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 창출이다. 업종 간 수익을 내는 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이 ‘진리’ 만큼은 변함이 없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도 종국에는 압도적인 점유율에서 오는 이익 창출이 종착점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든 기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든 점유율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알짜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한다. 결국, 기업은 이익이 최고의 가치라는 말이다.

최근 가장 ‘핫’한 기업인 쿠팡을 한번 보자. 현지 시간으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1주당 공모가는 35달러, 기업가치만 72조원으로 평가받았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통해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가치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쿠팡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기대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0년부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를 비롯해 투자자로부터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독보적인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쿠팡이 없으면 어쩔 뻔 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을 키운 쿠팡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e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창사 이후 줄곧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3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는 4조원이 넘는다.

e커머스 기업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라는 이유를 내세워도 쿠팡의 적자행진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미국 증시 상장을 발표했던 한 달 전과 달리 미국에서도 쿠팡의 가치평가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배달노동자의 잇따른 사망사고가 비판의 대상이자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쿠팡의 성공을 이끈 로켓배송은 대한민국에 특화된 서비스라는 점에서 해외 시장 진출의 한계도 있다. 국내에서는 상장 이후 지금의 수익구조로는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확보되는 4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풀필먼트사업과 쿠팡잇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까지만 보면 쿠팡의 이번 상장은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하지만 향후 쿠팡의 주가 추이가 ‘우상향’을 유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시선은 생각보다 후하지 않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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