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멕시코서 코로나19 희생자 옷으로 만든 ‘추억 곰인형’ 화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426010015397

글자크기

닫기

이선영 기자

승인 : 2021. 04. 26. 16:30

멕시코 추억 곰인형
코로나19로 사망한 곤잘레스 마타의 옷으로 만들어진 곰인형. /제공=AP연합
멕시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곰인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멕시코시티 의류디자이너인 이르마 델라 파라가 사랑하는 이를 잃어도 계속 포옹을 할 수 있는 ‘추억 곰인형’을 만드는 사연을 소개했다.

델라 파라는 코로나19로 친구도 잃고 직장도 잃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의 가운을 만들던 그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1월에는 코로나19로 가장 오랜 친구를 떠나 보내야 했다.

멕시코에서는 코로나19로 가족이나 친구가 숨져도 마지막 작별인사 혹은 포옹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멕시코 병원은 빽빽한 병동·개인 보호장비 부족·감염 확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족 구성원이 죽어가는 친척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델라 파라는 유족들이 희생자들을 평생 기억할 수 있는 곰인형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유족들이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 희생자들이 자주 입었던 옷을 보내주면 이를 활용해 ‘추억 곰인형’을 만든다.

Virus Outbreak Mexico <YONHAP NO-1215> (AP)
델라 파라가 코로나19 사망자의 옷으로 만든 곰인형. 이를 통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슬퍼할 기회를 주고, 이제는 작별을 고할 수 없는 희생자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했다. /제공=AP연합
델라 파라는 어린이집 유니폼을 만들었던 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곰인형을 일일이 수제로 제작하고 있다. ‘추억 곰인형’ 한 개를 만드는데 3일이나 걸리지만, 그녀는 수익 생각을 하지 않은 채 개당 10달러(약 1만원)라는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사망자가 적었지만 멕시코의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면서 현재는 계속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렸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추억 곰인형’은 현재까지 300개가 팔렸다.

델라 파라는 “우리가 곰인형을 배달 할 때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한다”며 “(추억 곰인형이)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