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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풍경 바꿀 AI 교과서… “속도조절로 학습격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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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8. 19. 17:54

[미래교육, 교사 역량이 핵심이다]
교육부, 교실혁명 선도교사 양성 계획
수석교사 3인, 디지털교육 전환 공감
교사들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 강조
일각선 '디지털 중독' 우려 목소리도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내년 본격 도입된다. 지난 코로나19 때 온라인 수업이 확산되면서 수업 중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건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AI로 학습을 돕는 AI코스웨어 자체가 공교육 교실 속으로 들어오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이때문에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교사의 역량 강화가 그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디지털 교육 대전환을 이끌 교사들을 '교실혁명 선도교사'로 명명하며 올해 1만2397명을 뽑아 지난 4개월간 연수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3년간 수업혁신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교실혁명 선도교사를 3만4000명까지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수업과 평가 연구 전문가로 활동하는 수석교사들 상당수는 선도교사로서 AIDT 연수본을 활용하고 다른 교사들에게 알려주는 등 동료 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만난 수석교사 3인은 디지털 시대에 '교실'에도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신경 쓰기 힘들었던 '느린 학습자'를 위한 '하이터치'가 AI기술의 도움을 받아 가능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연 제주 한림초등학교 수석교사는 "기존에는 2~3명 발표하고 끝날 수업이 이제는 AIDT도구로 모든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달고 추천도 받으면서 학습이 아주 깊이 일어나는 걸 발견한다"며 "발표 한 번 안하던 아이가 수업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사례가 있었다. 그 담임이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줘 고맙다고 하셨고, 저 역시도 수석교사로서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디지털 전환이 학생들에게 문해력을 떨어뜨리거나 이미 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게 '디지털 중독'을 심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현식 부산 포천초등학교 수석교사는 "아이 교육에 에너지를 쏟기 어려운 학부모들이나 느린학습자의 경우엔 언제든지 시공간에 상관없이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공교육 시스템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특히 학습격차가 큰 아이들에게 교육적 사다리를 하나 더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학교를 벗어나서도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구에 압도되어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닌 교사들을 보조해 주는 'AI도구'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석영 서울 상도중학교 수석교사(영어)는 "AIDT는 '종이교과서' 쓰지 말고 매시간 접속하라는 말이 아니다"라며 "교사가 필요한 때, 필요한 부분을, 필요한 만큼 활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도구를 쓸지 말지는 교사들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발휘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석교사 3인은 디지털교육 대전환에 맞는 교사 역량을 위해 시스템 구축, 속도조절, 업무경감 등을 주문했다.

김 교사는 "한편으로는 이제 시작인데, 너무 채찍말만 하는 게 아닌가. 교육당국이 숨쉴 틈 없이 가고 있는 거 같다. 교사들을 격려하면서 연구하고 성찰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과거엔 교육당국이 수업 혁신을 교사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는데, 디지털교육 전환에 나서는 건 참 고마운 일"이라며 "다만 교사들이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항감이 있는 교사들도 호응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의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도 "선도교사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들이 AIDT에 관심 없고 열정이 없는 게 아니다.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면서 방향성을 맞춰나가야 한다"며 "또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해 온전히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계속 구축돼야 하는데, 공문서 처리나 잡다한 행정처리가 너무 많다. 이 부분은 꼭 개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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