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리스료 등 비용지출 감소 기대
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 여부도 주목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2% 감소한 바 있다. 따라서 하반기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미국의 승인까지 무난히 받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한항공의 연료비는 약 1조1860억원이었으며, 이는 전체 영업비용의 약 33%에 해당한다. 인건비가 전체의 23% 수준임을 감안하면 영업비용의 상당한 부담이자 핵심이다. 연료비 비중은 2019년 2분기에 27%에 불과했다.
이 비용은 유가뿐 아니라 환율도 영향을 미친다. 연료비는 올 2분기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20.9%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여객 수요 증가로 소모량 8%, 단가는 6% 증가했지만, 환율이 4% 증가한 점도 작용했다.
환율이 최근 계속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다가 현재 내림세를 보이면서 대한항공으로서는 유류세 절감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29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33.2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인 1382원보다 48.8원 내린 수치다. 하나증권은 환율 하락으로 하반기 항공사의 연료비가 감소해 전체 비용으로는 전년 대비 1%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연료 외에도 정비비나 리스료, 공항관련비 등도 달러 결제 비중이 커 비용 감소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가 강세일 경우 여행경비 부담이 줄어 여객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변동은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에 대해 외화평가손익도 발생하게 한다. 실제 갚는 돈이 아닌 장부 상 부채가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는 약 28억달러이며, 환율 10원 변동 시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지난 2분기 발생한 외화환산차손실은 356억원이었다.
다음 달 미국의 금리 인하 대세론도 유의 깊게 살펴야 하는 요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통틀어 대한항공의 이자비용은 약 2415억원이었으며, 이는 전반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대한항공은 변동금리의 차입금이 6월 말 기준 4조4000억원이다. 평균 금리가 1% 내리면 이자비용을 약 440억원 아낄 수 있으며, 반대로 1% 오르면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리스크는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과 리비아의 석유 생산 중단 등 중동발 리스크에 유가 오름세도 감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은 미국에 아시아나와의 기업결합 승인이라는 명운이 달린 과제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10월 중 미국의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사는 미국 법무부(DOJ) 와 경쟁 제한성 해소 관련 조치에 관해 지속 협의 중"이라면서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요구한 화물 사업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DOJ와도 이에 관해 긴밀히 협의 중인 상황인 바, 향후 심사가 긍정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