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태영호, 북한 대사관서 ‘탈북’ 언급 “자리에서 뛰쳐나와 없어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4010002806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9. 04. 16:10

北 통일독트린 무반응? "김정은 2개 국가 이론 체계화 안 돼"
"북 주민 '폰 중독'은 김정은 체제가 만든 것… 맞춤형 콘텐츠 제공"
clip20240904155935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4일 통일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제공=통일부
주영국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북한의 외국대사관 직원들이 탈북해 나와 있는 사례가 2~3건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태 처장은 이날 서울시 장충동에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여기 저기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두 곳 내지 세 곳에서 (대사관) 자리에서 뛰쳐나와 없어졌다고 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태 처장은 "(대사관 직원) 자녀가 한국으로 간다면서 뛰쳐나갔고, 부모는 그 사실을 안 다음 스스로 집을 싸 평양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로 나와 있던 남편이 사망했는데, 북한에서 남편이 사명하면 일가족은 돌아가야 한다"며 "그런데 가족이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없어졌다는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지금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언제 있던 사건이라고 밝히기엔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태 처장은 최근 만난 탈북자로부터 "태영호라는 사람이 한국으로 갔다면서 여러 이야기가 북한 대사관 사이에서 나왔다고 했다"며 "태영호도 가는데 왜 내가 여기에 있느냐는 생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귀순한 이일규 전 주쿠바 북한대사관 정무참사와 나눈 이야기에선 "내가 탈북한 이후에 북한 외무성 내부 사무실을 몽땅 바꿨다고 하더라"며 "당시 중앙당에서 내려와 (태영호 탈북 관련) 검열을 했는데 결론은 제2의, 제3의 태영호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北 통일독트린 무반응? "김정은 2개 국가 이론 체계화 안 돼"

태 처장은 공직에 있던 본인이 한국에서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된 것도 '김정은체제'를 유지하는 핵심 기득권층에게 큰 울림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엘리트층은 한국이 북한보다 잘 살고 북한에 비전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통일 이후 북한 엘리트층은 능력에 의해 재배치된다든지 하는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0년엔 강남에 출마해 국회의원 당선도 됐지만 이번 구로에선 안 됐다"며 "북한은 강남을 마약과 매춘, 부패한 곳이라고 선전하고 (내 당선이) 국정원의 공작이라고 했지만 이번엔 떨어졌다. 이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된 것은 새로운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가 배타적이지 않고, 차별적이지도 않고 능력에 의해 사람을 평가하는 시스템인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을 두고 북한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에 대해선 "김정은이 제시한 2개 국가론을 어떻게 정당화할 지에 대한 이론적 정립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그래서 북한이 윤 대통령의 통일 화두에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 내부에서 이론적으로 체계화하지 못했고, 내부 강령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해외로 보내는 해설집도 없는 걸 보면 내부 이론 전개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북 주민 '폰 중독'은 김정은 체제가 만든 것… 맞춤형 실사구시 콘텐츠 제공"

북한이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외부 정보에 대해선 "김정은 정권이 외부 정보를 북한에 쉽게 들어갈 수 있게 인프라를 깐 점도 있다"고 태 처장은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시대에 컴퓨터에 대한 집중 교육을 하면서 북한 사람들 속에 컴퓨터 기기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북한 스스로 휴대폰을 만들어 주민들이 중독되게 한 것은 김정은 체제"라며 "그렇기에 해외로 나간 인력들에게 휴대폰을 가지지 말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통일 독트린에 적시된 북한 주민들의 정보접근권 확대와 관련해선 "맞춤형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대한민국에 가면 살기 좋다 이런 것만이 아니라,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어떻게 극복하겠느냐 하는 이런 실사구시 방향에서 한국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노력을 (민주평통 차원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