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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야간진료 축소·중단… 파행 운영에 명절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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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4. 09. 04. 17:50

순천향대천안 소아센터 주3회 운영
정부 "9일까지 군의관 250명 배치"
의료계 "인력보강만으로 해결 안돼"
배후진료·응급체계 유지 문제 지적
4일 서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에 군의관 15명을 배치했다. /연합
정부가 불안한 응급실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군의관 파견 등 긴급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 5곳의 응급실 운영이 부분 중단했거나 중단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등 5곳은 응급실 운영 부분 중단하거나, 중단 예정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정상 운영하지만,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주 3회 주간에만 열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실 인력 보강을 위해 군의관 8차 파견을 시작했다. 총 파견 인원 250명 중 15명은 의료 인력이 시급히 필요한 집중 관리 대상 의료기관 5곳(강원대·세종충남대·이대목동·충북대·아주대병원)에 배치됐다. 나머지 235명 인력은 이달 9일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의료계에서는 응급실 인력 보강만으로 운영 파행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후진료 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배후진료는 응급실에서 처치한 환자를 병원 내에서 후속진료하거나 수술할 수 있는 여건을 의미한다. 응급실 문을 열어도 후속 조치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없어 응급실 운영 파행 수순을 밟게 된다고 의료계는 우려한다.

이날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현재 비상진료 상황은 맞지만,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이 중증환자 진료 역량에 집중하고 있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2차 종합병원 등으로 분산해 대응한 결과 평상시와 유사한 입원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체계나 응급실 미수용 등은 수년간 누적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동요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조로 말했지만, 응급실 운영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는 병원은 연일 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은 매주 수요일(추석연휴 기간은 목요일) 야간 진료를 제한 운영한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운영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 중 첫 사례가 된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매주 목요일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필요로 하는 초중증 환자만 받는다. 세종충남대병원, 강원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 등은 이미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도 응급실 운영 중단 등을 검토 중이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제때 진료 시기 등을 놓치는 사례도 발생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커터 칼에 손가락을 베인 2세 아이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3곳에서 진료 거절 당해 40㎞가량 떨어진 인천 영종도까지 가서 수술을 받았다.


박 차관은 "전공의 및 일반의 90% 이상이 이탈한 상황으로, 이전에 비해 전체적인 응급실 의료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도 "정부는 집중관리가 필요한 응급의료기관에 1대1 전담관을 배치해 현장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는 등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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