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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국민기업’ 전략이었는데…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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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0. 31. 17:26

31일 금감원 브리핑 "유증 과정 구체적으로 따져볼 것"
고려아연, 유증으로 차입금 상환 및 미래사업 투자 예정
국민연금 3분기 중 주식 일부 매도, 여전히 캐스팅보트
최윤범 회장 기자회견-2266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상선 기자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이를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도 영풍-MBK파트너스의 지분을 앞서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와 관련해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변수가 생긴 탓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및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신사업에 쓸 예정이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증자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명분이기도 했다. 반도체 황산 주요 고객사들을 비롯한 반도체 업계 마저 현재 경영권 분쟁에 우려를 표한 가운데, 사태는 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고려아연에 대해 "공개매수 기간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한 수단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 관련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공개매수가 한창 진행될 때도 과열 양상이 보이는 점에 대해 몇 차례 경고를 날렸다. 이날 금감원의 브리핑 예고와 함께 전날 급락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 100만원 을 밑돌며 장을 마쳤다.
핵심 중 하나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공시 설명이 사전에 부족했다는 것이다. 만약 유상증자를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다면 기존 공개매수 신고서에 중대한 상황이 누락됐다는 시각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의 20%에 육박하는 규모로, 신주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었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주식 수를 늘려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노렸다고 보고 있다. 유증 후 예정된 자사주 소각까지 이뤄지면 최윤범 회장 측 지분이 36.6%, MBK 측은 35.56%로 소폭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 최대 3%만 배정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대규모의 유상증자이다 보니 가뜩이나 변동성이 컸던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하락했다. 전날 주가는 29.94% 내려 108만1000원에 마쳤으며, 이날은 금감원의 브리핑 소식과 함께 7.68% 떨어진 9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관심을 모았던 국민연금은 최근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보유 주식 중 7만여주를 매도해 지분율은 7.83%에서 7.48%로 소폭 감소했다. 3분기 중 경영권 분쟁과 겹치는 시기는 약 보름이다. 분쟁이 더 치열한 양상으로 진행됐던 10월 중 추가로 매도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양측의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의미있는 수준의 매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여전히 고려아연 사태의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지게 된다.

현재 영풍 측은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에 보내 놓은 상태다. 영풍 및 MBK 인사를 포함해 총 14명의 이사를 선임하고, 집행임원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게 골자다. 임시주총은 최 회장 측도 동의해야 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영풍 측이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양 측은 임시주총까지 의결권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특히 현재 기준으로 영풍-MBK에 지분율이 뒤지고 있는 고려아연은 우호군을 확보하는 등 지분율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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