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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떠나는 건설사들…“살기 위해 이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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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1. 05. 15:21

SK에코플랜트, 에코엔지니어링과 영등포로 사옥 이전 계획
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떠나 마곡 원그로브에 새 둥지
HDC현대산업개발, 역점 사업 펼치는 노원구로 사옥 옮겨
서울 영등포구 생각공장
SK에코플랜트가 2027년 하반기께 사옥을 옮기는 서울 영등포구 생각공장 오피스 빌딩 투시도./SK디앤디
최근 건설업계에 사옥 이전 '붐'이 일고 있다.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업황 부진이 지속되자 자회사와 일터를 합쳐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거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엔데믹(일상적 유행) 이후 치솟고 있는 임대료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회사의 역점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에 새 둥지를 틀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2027년 하반기께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오피스로 사옥을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가 직접 시공을 맡으며, 시행사인 LB자산운용과 최소 임차기간 5년을 골자로 한 선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재 종로구 수송동 사옥 부근에 위치한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도 영등포 사옥을 함께 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업무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키고,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DL이앤씨 마곡 원그로브
올해 하반기 DL이앤씨의 사옥이 들어설 서울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 오피스 빌딩 투시도./CBRE코리아
DL이앤씨도 최근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디타워 돈의문'을 8953억원에 매각하고, 올해 하반기 중 강서구 마곡지구 '원그로브'로 사옥을 옮기기로 했다. 원그로브는 연면적 약 46만㎡에 지하 7층~지상 11층, 4개동 규모로 작년 9월 준공됐다. 연면적만 따지면 마곡 일대 오피스 빌딩 중 가장 크다. 당초 DL이앤씨를 포함한 DL그룹은 올해 말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디타워 돈의문에 2027년까지 잔류하기로 했으나, 높은 임대료를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다.

실제 코로나 19 종식 이후 대면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서울 주요 업무 핵심 권역 오피스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종로구 등이 속한 CBD(중심업무지구) 초대형 오피스 빌딩의 3.3㎡당 임대료는 14만원으로, GBD(강남업무지구) 14만10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타 서울권역(8만9000원)과 비교하면 약 57% 비싸다.

이렇다 보니 SK에코플랜트와 DL이앤씨처럼 CBD 권역에서 타 권역으로 사옥을 옮기는 기업이 적지 않다. 작년 3분기 CBD 오피스 공실률은 3.1%로, 전분기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초대형 오피스 빌딩 공실률도 1.8%에서 2.5%로 오르며 서울 주요 권역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투시도
서울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오피스 및 주상복합 아파트 투시도./HDC현대산업개발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의 사옥 이전 계획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사옥을 2028년까지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로 옮길 계획이다. 이 곳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는 '서울원'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약 4만7000평(15만6581㎡) 물류부지에 지하 4층~지상 49층, 8개동, 총 3032가구 규모 아파트를 비롯해 5성급호텔·쇼핑몰·오피스 등을 함께 짓는 게 사업 골자다. 공사금액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3분기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서는 등 건설업황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선별 수주·신사업 발굴 등을 넘어 나름대로의 개선책을 강구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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