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미 암 발병 3대 원인"
미 권장 음주량, 맥주 355㎖·와인 148㎖·양주 44㎖
NYT "'음주, 간암 유발' 문구 의무화 한국뿐...한국도 암 미언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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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비벡 머시 미국 의무총감(SG)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이 '경고 문구' 의무화를 위한 법제화를 촉구했다며 전 세계 4분의 1의 국가가 주류에 건강 위험 표시를 하고 있고, 간암 경고 문구가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지만, 한국에서도 암 대신 다른 문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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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미 암 발병 3대 원인...매년 2만명 알코올 관련 암 사망"
미국 의무총감실은 이날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알코올 섭취는 담배와 비만에 이어 미국에서 예방할 수 있는 암의 세번째 주요 원인"이라며 "2019년 남성 4만2400건·여성 5만4330건 등 9만6730건의 암 사례와 알코올 섭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에서 매년 약 2만명이 알코올 관련 암 사망자라며 이는 알코올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 수 약 1만3500명보다 많고, 알코올 관련 암 사망자의 수명은 평균 15년 단축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알코올 관련 암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유방암(60%)으로, 남성은 간암(33%·대장암(21%)으로 주로 사망한다며 암 사망자 2만명 가운데 약 83%는 미국 권장 음주량(하루 남성 2잔·여성 1잔)을 초과했지만, 17%는 권장 음주량 이내였다고 전했다. 1잔 기준은 알코올 14g에 해당하는 맥주 355㎖·와인 148㎖·양주 4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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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는 최근 20년 동안 195개 국가·지역에서 2800만명이 참여한 연구와 리뷰의 개요가 포함됐는데, 이는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암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한때 적당한 음주는 심장에 이로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연구로 부정됐다고 평가했다.
머시 단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음주 여부와 양을 고려할 때 암 위험과 관련해선 적게 마실 수록 좋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썼고, 캐나다 빅토리아대 약물사용연구소 티모시 나이미 소장은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 건
강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음주량에 따라 여러 집단을 비교한, 불완전한 연구 결과에서 비롯됐고, 대개는 한 시점에서 측정된 것으로 어떤 연구도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술을 마시거나, 마시지 않도록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AP는 지적했다.
나이미 소장은 '적당히 마신다'고 답한 사람들은 교육 수준과 소득이 높고, 의료 서비스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것을 조정하면 이점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의 또 다른 문제는 젊은 층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알코올 관련 사망자 거의 절반이 50세 미만이라고 AP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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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2026년 '음주-암 직접 연관성' 문구 의무화
그런데도 간암에 대한 경고 문구가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한국은 2016년부터 주류에 간암 경고를 포함한 일련의 라벨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지만, 암을 언급하지 않는 다른 문구를 선택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고시 '과음 경고 문구 표기 내용'에 따르면 주류회사는 술병에 △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한다 △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지나친 음주는 간암·위암 등을 일으킨다는 문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나친 음주' 대신 '음주'로 표기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다.
아일랜드는 2026년부터 모든 맥주·와인·주류 용기에 빨간색 대문자로 '알코올과 치명적인 암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음주는 간 질환을 유발한다'는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노르웨이는 이미 맥주 판매를 평일 오후 8시·토요일 오후 6시 이전으로 제한하고, 와인·증류주·'독한 맥주'는 정부 허가 주류 판매점에서만 팔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고, 최근 수년 동안 암 경고를 포함하는 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