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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당일인 15일에도 이와 같은 투표 열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20대 총선의 58.0%를 넘어 6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전국이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는 가운데서도 국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것은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 희망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투표율에만 주목하다 보면 이번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의 위험 속에 치러진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다. 실제 사전 투표 중에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허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안전을 위해 유권자에게 지급되는 비닐장갑이 부족해 한 손에만 착용하도록 하는 일이 생겼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유권자 간 1m 거리가 지켜져야 함에도 관리 인력 부족과 동선 마련 미흡으로 다수의 유권자가 좁은 공간에 몰리는 일도 있었다.
사전 투표로 1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이미 투표를 해 분산 효과가 기대되지만 15일 당일 투표 때는 더 많은 이가 투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사전 투표 때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해 안전 투표를 보장하는 것이 역대 최고 투표율 기록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 속에도 투표의 기본인 공정함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 일부 사전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유권자의 얼굴을 신분증과 대조하지 않았던 일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의 정치적 참여 의식과 성숙도가 높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앞으로 대한민국 4년을 결정하는 투표 장소가 바이러스의 재확산을 초래하는 공간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방역 당국은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투표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국가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