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경쟁하는 시장이 이상적
현재 LG전자에서 모바일 사업(MC) 부문은 ‘애물단지’ 그 자체다. LG전자 모바일 사업 부문은 2015년 이후 올 1분기까지 줄곧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모바일 사업부 적자는 1조원을 넘겨 LG전자의 자랑인 생활가전 부문에서 거둔 약 2조원의 실적을 절반가량 까먹었다. LG전자 입장에선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LG폰의 점유율은 5%대에 불과하다.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상위 업체와는 비교도 안 되고 중국 화웨이는 둘째 치고 샤오미, 오포에게도 밀린다. 2005년 초콜릿폰 출시로 2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0만대를 팔던 예전의 영광은 온데간데없다.
오죽하면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2018년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 이후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진짜 LG전자 스마트폰이 잘되길 바란다”고 했을까. 고 사장이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같이 뛸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부 LG전자 직원들은 고 사장의 이런 발언을 듣고 당시에 굴욕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삼성전자가 LG전자의 가전이나 TV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면서 견제했던 것과 너무 대비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쟁감도 안 돼 안타깝다는 식으로 들려서다. 그러나 고 사장의 발언을 고깝게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고 사장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LG폰의 부활을 바라는 국민들은 많다. 특히 옛날 ‘초콜릿폰’이나 ‘프라다폰’을 기억하는 이들이 그렇다.
LG전자 생활가전 제품들이 삼성전자와 경쟁 속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듯 좋은 제품은 결국 선택받는다. 국민들은 갤럭시를 대신할 스마트폰으로 아이폰만 있는 게 아니라 LG폰도 있길 원할 것이다. 삼성이 견제하는 LG폰을 이번에는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