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더해 라임펀드를 비롯해 이태리 헬스케어펀드, 디스커버리펀드, OEM펀드 등 잇단 펀드 관련 문제로 은행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OEM펀드 논란과 관련해선 업계와 금융당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는데도 당국이 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키코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과 수용 여부를 압박받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징계를 받을 수 있지만 사태가 계속 터지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부 은행에선 억울하게 생각하는 사안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엎친 데 덮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발 경기둔화로 영세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 구분 없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은행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은행에 자금을 더 풀라고 압박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번달 15일까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에만 43조원 이상 투입했다.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를 알면서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잘나가던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한국은행이 빅컷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핵심 이익기반인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이 지원한 자금으로 기업들이 위기를 넘긴다면 다행이지만, 한계기업을 연명시키는데 그친다면 건전성 리스크는 상시적으로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펀드 사태로 수수료 비즈니스마저 위축되고 있다. 투자자 손실 등이 발생하게 되면 불완전판매와 손실 배상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 스스로도 자제할 수밖에 없다.
버는 건 줄어드는 데 위험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인 셈이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상황이 보다 장기화되면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선 은행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우려를 덜어달라는 은행들의 목소리에 금융당국도 귀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