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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사정(勞使政), 재개된 대화 불씨 잘 살려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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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1. 27. 18:06

노사정(勞使政)이 오랜만에 머리를 맞댔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노사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사노위 부대표들이 최근 만나 노동 현안에 대한 인식과 향후 경노사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노사정 만남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인데 꺼졌던 노사정 대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노사위에 따르면 첫 회의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저출산·고령화 위기 상황 극복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에 부대표급 회의를 정례화하고, 12월에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본위원회를 여는 문제 등도 논의가 있었다. 정년 연장 등 대표자 회의에 올릴 노사정 주제별 요구 사항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출발은 좋은 편이다.

노사정이 만난 것은 의미가 크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망루 농성 노조 간부 구속에 반발해 경노사위 불참을 선언했다. 당시 노조의 회계 공시,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 등을 둘러싸고 노정(勞政)이 충돌했는데 이런 기류가 경노사위 불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근로시간을 개편키로 하면서 노동계는 이를 환영했다.

노사정이 만났어도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한 '노란봉투법'이 대표적 예다. 거부권 행사 시 노동계는 파업도 불사한다는 것인데 파업은 기업 투자를 위축시켜서 투자로 인해 생겨날 일자리를 없앨 뿐이다. 노동계가 노동자 이익을 위해 싸우는데 되레 일자리가 날아간다면 노동자 이익에 반한다. 노동계가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다.

노사정 참여자들은 노조와 노동자, 사측 모두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조는 파업이나 투쟁 일변도 노선을 버리고 대화를 통해 사측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도 강도 높게 노동 개혁은 추진하되 노조를 대화의 틀 안에 붙들어 둘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 노사정 대화는 어렵지만 함께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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