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수장·핵심 군 지휘관 8명 중 7명 제거 헤즈볼라, 와해 직전...이란 대응 주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global.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28010015928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28. 22:42

헤즈볼라 수장·핵심 군 지휘관 8명 중 7명 제거...와해 직전
이란 최고지도자 "헤즈볼라 지원에 모든 수단 동원"
이란 군사적 지원·공격시, 이스라엘과의 전쟁 확대
헤즈볼라 지휘체계
이스라엘 방위군(IDF)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군 지휘체계로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사무총장)와 함께 핵심 지휘관 8명 중 7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희생됐다./IDF 홈페이지 캡처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가 와해 직전에 직면했다.

7월 30일(현지시간) 군 최고사령관 푸아드 슈크르, 이달 20일 특수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킬 사령관 등 헤즈볼라의 주요 지휘관 대부분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희생된 데 이어 27일 수장(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도 폭사했기 때문이다. 나스랄라와 함께 알리 카라키 남부 전선 사령관도 사망했다.

이에 따라 나스랄라와 함께 헤즈볼라의 핵심 지휘관 8명 중 7명이 제거됐다.

◇ 헤즈볼라 수장·핵심 지휘관 8명 중 7명 제거...와해 직전
이스라엘군은 27일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베이루트 인근 다이예 지역의 주거용 건물에 80여발의 폭탄을 투하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개월 동안 그의 움직임을 추적해 왔으며 그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해 공격을 결정했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카리스마 넘치는 나스랄라와 많은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후 헤즈볼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면서도 헤즈볼라가 나스랄라의 사망을 확인하는 성명에서 "적에 맞서 지하드(성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나스랄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1994년 7월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lity·책임)' 작전 1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나스랄라는 1992년 2월 이스라엘군의 헬기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창립자 아바스 알무사위의 뒤를 이어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며 군사적·정치적 역량을 크게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의 지도 아래 헤즈볼라는 고도로 훈련된 정예병과 대량의 로켓·미사일 등을 갖춰 '세계 최강의 비정규군'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런 전력을 토대로 역내 분쟁에 적극 개입하며 가장 영향력이 큰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해왔다.

레바논 베이루트 소재 카네기 중동센터의 모하나드 하게 알리 부센터장은 나스랄라가 레바논 시아파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확장하는 조직을 하나로 붙들어 준 접착제였다"며 그의 사망으로 "전체적인 상황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파와즈 게르게스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수뇌부 조직을 없애고 그 인프라를 파괴하려 이 기회를 이용하고 있다"며 "헤즈볼라 조직원을 모두 죽일 필요도 없으며 전투 조직을 파괴하고 항복하도록 몰아붙이면 (헤즈볼라는) 신용을 잃게 된다"고 전망했다.

TOPSHOT-LEBANON-ISRAEL-PALESTINIAN-CONFLICT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사크사키예흐 지역 건물 아래에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의 초상화가 놓여 있다./AFP·연합뉴스
◇ 이란 최고지도자 "헤즈볼라 지원에 모든 수단 동원"...이란 군사적 지원·공격시, 이스라엘과의 전쟁 확대

문제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국 이란의 대응이다.

이란은 7월 3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 영빈관에서 암살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2개월이 지났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8일 성명에서 "레바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전면 지원을 선언했다.

하메네이는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가 최전선에 있는 저항군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란 관리인 모하마드 하산 악타리는 이날 미국 NBC방송에 "우리는 1981년에 그랬듯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할 수 있다"며 "레바논과 골란고원에 군대를 배치하는 것에 대한 승인이 분명히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면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

NYT는 "이스라엘이 이번 살해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가자지구 하마스, 헤즈볼라, 예멘의 후틴 반군과의 거의 1년에 걸친 전쟁이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며 "나스랄라의 사망 소식이 퍼지자 중동 전역의 사람들은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하메네이가 나스랄라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군사적 대응이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