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모녀 살인’ 박학선 1심서 무기징역…“우발적 범행 아냐”

지난 5월 이별 통보받자 모녀 살해
法 "재범 가능성 결코 낮지 않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박학선(65·구속)의 신상정보/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흉기를 휘둘러 모녀를 살해한 박학선(65)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범죄는 존엄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비가역적으로 침해하는 범죄로서 그 특성 자체로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죄질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의 성행과 범죄 전력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이 향후 가족이나 교제 상대방을 상대로 폭력범죄를 재범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며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해 그 자유를 박탈하고 평생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며 남은 여생동안 수감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우발적 범행이라는 박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으며 사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할 것을 마음먹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정도로 신속하게 살인 범행의 실행에 착수했다"며 "그 범행 방법 역시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집요하고 잔혹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 직후 피해자 유족은 취재진에 "사람을 2명이나 죽였는데 무기징역을 받은 것은 어이없다고 생각한다"며 "박씨는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고 오히려 뻔뻔했다. 항소한다면 사형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5월 30일 서울 강남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60대 여성 A씨와 그의 딸 3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범행 당일 A씨가 가족들의 반대로 이별을 통보하자 피해자들의 사무실을 찾아가 딸 B씨를 살해하고 도망가는 A씨를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교제하던 여성이 피고인의 집착과 포악한 성격을 이유로 이별을 통보하자 그 여성은 물론 딸까지 무참히 살해한 사건으로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에 해당한다"며 "최근 심각해지는 연인 간 범죄에 경종을 울려야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